송대현 사장 "로봇·IoT와 결합해 집 밖으로 영역 확장"
"시너지 나면 M&A…자부심 주는 일등 기업 지향"
(베를린=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LG전자[066570]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을 기반으로 2020년까지 스마트홈 투자 규모를 두 배로 늘리고, 연구개발 인력도 50%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 송대현 사장은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생활가전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송 사장은 구체적인 투자액은 밝히지 않고 "정량적인 숫자보다 정성적인 부분에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인원을 대폭 보강하겠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이번 IFA에서 밀레와 삼성전자 등 경쟁사 부스를 둘러본 송 사장은 "올해는 인공지능 음성인식 기반의 스마트홈을 완성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꼈다"며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스마트홈 확대를 위해 올해 출시하는 전 제품에 와이파이와 스마트 진단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제품에 이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IoT와 로봇을 접목해 스마트홈의 영역도 집 밖으로 확장하고 있다. 7월말에는 인천공항에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을 시범 도입했다. 해당 로봇은 평창올림픽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상용화 요청이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사장은 "로봇은 AI와 결합할 부분이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활용 범위와 역할이 늘어날 것이다. 이미 로봇 청소기가 웬만한 딸보다 낫다"며 "보여주기식보다는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생활 로봇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향후 파트너십·플랫폼·커넥티비티 등 3대 개방 전략을 바탕으로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자사 AI 스피커 '스마트씽큐 허브', 스마트 냉장고 등에 세계 IoT 표준화 단체 OCF 플랫폼을 적용해 타사 기기와도 연동할 방침이다.
음성인식 AI 분야에서는 아마존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처럼 각종 제품에 다 적용되는 공용 플랫폼보다는 자사 가전에 다양한 플랫폼을 탑재하는 전략을 택했다.
류혜정 상무는 "일반적인 음성인식 플랫폼이 하는 서비스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 빅스비도 공용 (AI 플랫폼)이지만, 아마존·구글과도 연동하고 있다. 우리 역시 지역 사용자에게 익숙한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우리가 잘하는 영역과 결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A(생활가전) 부문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11.2%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송 사장은 "잘 차려진 밥상을 받아서 준비된 대로 관리하다 보니 좋은 성과가 나왔다"며 "하반기에는 중장기 미래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쟁사가 따라오면 앞서갈 준비도 하고 있다. 빨리 앞서 가는 게 안 잡히는 방법"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기본 방침은 시너지가 나는 부분이 있다면 한다는 것"이라며 "분야가 제한돼 있지 않고, B2B를 많이 보고 있다. 우리가 없는 유통이나 독특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열심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하반기 인도,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약 10개국에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선보이며,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출시 지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송 사장은 "국민에게 자부심을 주는 일등 기업을 지향한다"며 "정도경영에 입각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일등 LG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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