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젊은 시절 권법을 수련했던 일화를 공개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마초맨 같은 이미지를 연출하고 있다.
중국 중앙(CC)TV는 지난 1일 '외교현장에 서서'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에서 다큐멘터리 '대국외교'(大國外交)의 영상을 인용해 시 주석의 운동관을 소개하며 '강한 지도자'로서 면모를 강조했다.
여기에는 시 주석이 지난 2014년 8월 청소년 올림픽 개막을 앞둔 난징(南京)의 한 체육관을 찾아 자신이 젊은 시절 권투를 배운 적 있다며 권투 선수들에게 한 수 지도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는 "젊었을 때 권투를 했었다. 방금 자네의 어퍼컷을 보니 꽤 좋았다. 우리 선수들이 어퍼컷을 잘 사용하지 않더라. 유럽 선수들은 어퍼컷이 상당히 위협적이고 스트레이트나 훅도 괜찮다"고 지도했다.
시 주석은 선수들 앞에서 직접 복싱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관영방송이 돌연 시 주석의 권투 수련 사실을 공개한 것은 다음달 18일 개막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강인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내세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집권 2기를 앞두고 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시 주석은 또 2014년 2월 러시아 매체와 인터뷰할 당시 자신이 매일 수영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국가지도자로서 이미 몸을 국가에 헌신한 것 아니겠느냐. 업무가 과중한 상태지만 적절히 조이고 풀면서 일과 휴식을 잘 조율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도 시간을 반드시 빼내 하루에 1㎞는 반드시 수영한다"고 전했다.
웃통을 벗은 채 낚시를 하면서 유도, 하키 등을 비롯한 격한 스포츠와 산행 등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한 푸틴 대통령의 남성성을 의식한 대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과도 말해 보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운동이 필요하다. 칼을 가는 일이 땔나무 하는 일을 지체시키지는 않는다. 시간을 빼 조금이라도 운동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무너지고 만다. 그들도 모두 한마음으로 웃곤 했다"고 소개했다.
3일 중국 샤먼(廈門)에서 개막하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의 신흥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서 만날 푸틴 대통령에게 '스트롱맨' 기선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포석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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