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첫 핵실험…美휴일 맞춰 준비한 듯"
"북·미관계 중대 변곡점…북·중 관계도 악화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주요 외신들은 3일 북한 인공지진 속보를 긴급뉴스로 신속히 내보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낮 12시 38분 외신 가운데 가장 먼저 미국 지질조사국(USGS) 분석을 인용해 "북한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 북한에서 5.6 규모의 인공지진이 발생했으며 이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이날 오전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발표한 지 불과 수 시간 뒤에 발생한 것이라고 전했다.
AFP통신은 연합뉴스를 인용해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FP 역시 이번 인공지진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두로 장착할 더 높은 단계의 수소폭탄을 개발했다는 취지의 보도 몇 시간 후에 나온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CNN방송과 영국 BBC방송도 북한에서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떨림이 감지됐다는 내용을 홈페이지 톱기사로 올렸다.
BBC는 북한이 작년 9월 핵실험을 강행한 바 있으며,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해 국제사회의 긴장을 야기해왔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또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무기 개발에 대한 유엔제재와 국제사회의 압력에 반발해왔다고 언급했다.
BBC는 이날 오전 북한이 ICBM급 '화성-14형'에 탑재할 수소탄을 개발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북한이 핵무기 능력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미사일을 장착한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했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CNN은 '북한이 6번째 핵실험을 시행한 것으로 보인다'는 제목의 기사를 긴급기사로 내보냈다.
CNN은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서 북한 무기 프로그램이 빠른 속도로 진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북한은 작년에 두 차례 핵실험을 시행했으며, 지난주에는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상으로 발사, 국제적 비난을 촉발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은 한반도에서 장거리폭격기 B-1B와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B를 동시에 전개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언론들은 특히 인공지진이 핵실험으로 인한 것이 맞다면, 북미 관계에도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에서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인공지진이 감지됐다고 전하며 김정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항하는 대담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는다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틀 후에는 트위터 계정에서 "북한이 현명하지 않게 행동할 경우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장전됐다"고 썼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핵실험이 북한의 6번째이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번째가 된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말폭탄'을 주고받으면서 고조됐던 양측 지도자 간의 긴장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WP는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는 날을 북한이나 미국에 의미 있는 시간에 정확히 맞춰서 준비했었다며 이번에도 미국의 휴일인 노동절(4일)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이번 핵실험이 워싱턴의 대북해법에 대한 방정식을 바꿀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갈등도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북한의 잦은 탄도 미사일 발사에 불쾌감을 표현해왔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는 한 추가 심각한 행동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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