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취임 100일…'내각조정자로 경계없는 소통' 행보

입력 2017-09-06 16:13  

이낙연 총리 취임 100일…'내각조정자로 경계없는 소통' 행보

"책임총리 되고자 몸부림"…쓴소리 마다치 않고 공개 질책도

'막걸리 최다 소비 공관' 약속 실천하며 SNS로 국민과 직접 소통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7일로 꼭 취임 100일을 맞는다.

이 총리는 평소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특징 중 하나를 '부지런하고 문제의식 있는 정부'라고 꼽는다. 그런 이 총리 역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분주하게 움직이며 각종 현안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중량감 있는 목소리를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총리는 매주 목요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무위원을 비롯한 주요 기관장들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으며 내각의 '조정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





◇"책임총리로서 몸부림"…매주 월요일 文대통령과 정례 오찬 회동

문재인 대통령은 '책임총리제'를 구현하겠다고 약속한 대로 이 총리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일례로 문 대통령은 매주 월요일 이 총리와 정례 오찬 회동을 통해 현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터진 '살충제 계란파동' 때는 "총리가 범정부적으로 종합관리하고 국민에게 전수조사 결과를 소상히 알리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라"며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또, 차관급 30명에 대한 임명장 수여도 문민정부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아닌 총리가 하도록 했다.

여권의 '삼각편대'인 고위 당정청 회의도 이 총리 취임 닷새만에 열려 역대 정부 중 가장 빨랐고, 지난 5일에는 북한 6차 핵실험과 관련해 긴급안보 당정청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 총리는 여러 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책임총리가 되고자 몸부림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무위원과 그에 준하는 자리에 대한 제청권이 총리한테 있지만, 최종권한은 대통령에게 있고 저와 상의 없이 임명된 국무위원은 한 명도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총리는 일상적 국정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각종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고 책임 있는 결론을 내리고자 몸부림친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취임 직후 AI(조류인플루엔자) 사태가 터지자 '콘트롤 타워'가 자신임을 분명히 밝혔고, 가뭄과 수해 현장으로 달려갔다.

또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통해 군산조선소 중단 대책, 수능 절대평가 도입 논의, 살충제 계란파동 수습, 공관병제도 폐지를 포함한 갑질 대책과 생리대 등 생활화학제품 안전대책 마련도 주도했다.





이 총리는 현안점검조정회의를 국가 중요정책 조정과 주요 현안 대응 등 '문제해결형 내각'의 핵심 회의체로 운영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실제 자유롭게 토의·건의가 이뤄지고, 이 총리도 현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묻는다.

필요할 경우 각료들을 공개 질타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실제 이 총리는 지난달 17일 현안조정회의에서는 류영진 식약처장에게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꼬치꼬치 질문을 던졌고, 류 처장이 잘 대답하지 못하자 "이런 질문은 국민이 할 수도 있고 브리핑에서 나올 수도 있는데 제대로 답변 못 할 거면 브리핑을 하지 말라"고 직설화법으로 질책했다.

이 총리는 또 차관급 임명장 수여식에서 "공직자는 국방·근로·교육·납세라는 4대 의무 외에 '설명의 의무'라는 것이 있다. 그걸 충실히 못 하면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국무위원들에게도 틈날 때마다 "모든 부처의 장들이 소관업무를 완전히 수중에 장악, 완벽하게 이해하고 그걸 어린아이를 포함해 국민에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총리가 이처럼 '일상적 국정'과 내각을 챙기고 있으나 야권을 중심으로 한 일각에서는 '책임총리로서 목소리를 더 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살충제 계란 파동 사태와 관련해 식약처장이 논란의 중심에 서자 자유한국당은 "총리가 책임총리답게 식약처장을 해임건의안 1호로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막걸리와 SNS로 '격의 없이' 직접 소통…

이 총리는 '격의 없는' 소통으로 네티즌들로부터 '여니'라는 애칭을 선물 받았다.

이 총리의 페이스북페이지 팔로워는 3만2천 명으로, 역대 총리 중 압도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직접 사진과 글을 올리고, 네티즌의 질문에도 실시간 댓글로 답한다. 총리실에서 보도자료를 내기도 전에 이 총리가 먼저 글을 올리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이 총리가 지난달 4일 페이스북에 "영화관람 번개 모임을 제안합니다.(중략) 댓글 주시는 20분을 모시겠습니다. 끝나고 호프도 한 잔!"이라고 글을 올리자 8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릴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이 총리가 영화 택시운전사를 페이스북 친구 20명과 함께 보고 "울면서 봤다. 광주시민들이 왜 그렇게 목숨을 걸었는지 과거형으로 보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했다"고 인터뷰를 하자, 이 소식 역시 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이 총리는 경호와 의전을 대폭 간소화해 어디서든 시민들이 원하면 함께 사진을 찍고, KTX 안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 등 소탈한 모습으로 적잖은 인기도 끌고 있다.

그는 SNS를 통해 직접 각종 민원과 의견을 듣고, 일리가 있다 싶으면 곧장 사실관계를 파악해보라는 지시도 내린다.







아울러 이 총리는 AI 방역활동을 하다 숨진 포천시 공무원 빈소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빈소에 달려가 유족의 손을 잡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 총리는 지난달 29일 밤 위안부 피해자 고(故) 하상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았다가 유족이 "고인을 해외동포를 위해 조성된 국립망향의 동산에 모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하자 곧바로 복지부 장관에게 전화해 필요한 조치를 했다.

이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도 적극적이고 정치권을 비롯한 다양한 계층과 소통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라디오 프로그램, TV뉴스 생방송 등 형식을 가리지 않고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현안을 직접 설명한다.

또 "역사상 가장 막걸리를 많이 소모하는 총리 공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언한 대로 국회를 비롯한 각계각층과 '막걸리 소통'에 힘을 쏟고 있다.

이 총리는 평소 막걸리를 소통의 매개체로 활용하는 '막걸리 마니아'이다.

지난 6월 30일에는 바른정당 지도부, 8월 16일 정의당 지도부를 각각 공관으로 초청해 막걸리 만찬을 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이례적으로 청와대와 총리실의 차관급 이상 전원을 공관으로 초청해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권력 냄새 안 나는 정부가 되자"고 참석자들과 의기투합했다.

이 총리는 '민심을 직접 듣는 게 중요하다'며 정치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과 비공개 막걸리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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