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의 담판 압박 의도…최대한 빨리 핵보유국 지위 확보 후 협상 겨냥"
"전략적 도발 한두차례 더 감행 뒤 모라토리엄 선언 가능성도 있어"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홍국기 기자 = 전문가들은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한 데 대해 미국과의 담판을 위한 '몰아치기성' 무력시위로 분석하면서 조만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동원한 추가 도발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가진 상태에서 미국과 담판을 짓겠다는 전략적 의도를 가지고 몰아치기성 무력시위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은 지금 미국과 대화로 해법을 찾을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최대한 빠른 속도로 핵보유국의 지위를 확보하고 미국과 협상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으로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고 계속 (도발을) 몰아붙일 것"이라며 "다만 국면을 보아가며 호흡 조절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번 핵실험에 강력 반발하며 대북 제재 수위를 높일 것으로 봤지만 대북 원유공급 중단과 같은 고강도 제재와 관련해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을 내놨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미국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볼 가능성이 크다"면서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배치를 시도해 미국이 해상봉쇄로 맞섰던) 1962년의 쿠바 미사일 위기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고 교수는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도 '북미 양자가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강력한 제재에 나서면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으로서는 그것도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용현 교수는 "중국이 대북 원유공급 중단까지 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면서 "원유공급의 단계적 축소에 나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한두 차례의 전략적 도발을 더 감행한 뒤 핵무기가 완성됐다는 판단에 따라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양무진 교수는 "국제사회에 북한의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대한 의심이 있어 이를 입증하기 위한 시험발사를 한 차례 더 하고 정지위성 발사를 통해 EMP(전자기펄스) 공격의 능력도 보여준 뒤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것"이라며 "지금 북한의 '몰아치기식'을 볼 때 도발이 연내에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북한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 거라고 본다"면서 "모라토리엄 자체도 큰 협상력을 가진 카드라 자체적으로 하기보다는 미국이나 우리 쪽에서 대화 요구가 있고 협상 국면에 접어들어 유리하게 끌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할 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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