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설명 없이 '객실에 대기하라' 안내방송만"
(김천=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3일 오후 경북 김천시와 충북 영동군 경계 부근(서울기점 220㎞)을 지나던 SRT 열차 바퀴에 밝혀지지 않은 물체가 날아들면서 열차 운행이 중단돼 승객들이 3시간 가깝게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가 난 것은 오후 8시 11분께. 승객 810여명을 태우고 김천구미역을 지나 서울로 가던 SRT 열차 바퀴 주변에 미확인 물체가 날아들면서 '스커드'라는 부품 사이에 끼였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열차는 운행을 중단했다.
열차는 사고 발생 3시간이 거의 다 된 오후 11시 5분께 수리를 마치고 운행을 재개했다.
사고가 나자 SRT는 코레일과 함께 열차 수리에 나섰다. 그러나 수리 시간이 길어져 객실에 있던 승객들은 불안에 떨었다.
열차에 타고 있던 서혁준씨는 "열차가 고속으로 달리던 중 갑자기 '쿵' 소리가 나고 덜컹거린 뒤 얼마 못 가 멈췄다"고 말했다.
그는 "SRT가 지연 도착 보상 등에 안내방송을 반복하면서도 언제 수리가 끝나는지 등 구체적인 사고 내용은 설명하지 않아 많은 승객이 불안해했다"고 말했다.
또 "객실 냉방장치가 과도하게 작동해 일부 승객이 추위를 호소하는데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객실에서 대기하라는 방송만 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SRT가 지연 보상과 관련해 용지를 나눠줬는데 1시간 이상은 현금 50% 반환 또는 무료 승차권 1장이라고 적혀 있어 보상이 적다며 승객 불만이 많았다"고 밝혔다.
수리 시간이 길어지자 후속 열차들은 반대쪽 선로를 이용해 사고 지점을 통과했다. 이 때문에 KTX와 SRT 등 열차 50여편도 20∼90분씩 지연 운행했다.
오후 8시 27분께 대전역에서 사고 열차를 탈 예정이던 한 승객은 "오후 10시에 경기도에서 중요한 업무 약속이 있었는데 사고 내용을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업무에 지장이 생겼다"며 "사고 직후 관련 내용을 문자 등으로 알려줬으면 다른 수단을 이용해 이동했을 수도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수리가 늦어지면서 사고 초기 정상 운행하던 부산방향 열차도 오후 10시를 앞뒤로 지연되기 시작했다.
하행선 열차를 타고 있던 한 승객은 "오후 10시를 전후해 대전역에 정차했는데 사고 영향으로 40분 넘게 멈춰 있었다. 제대로 안내하지 않아 많은 승객이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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