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혜미, 15년째 사할린 찾아 한인 위로 공연

입력 2017-09-04 09:01  

가수 이혜미, 15년째 사할린 찾아 한인 위로 공연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트로트 가수 이혜미가 3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사할린주 유즈노사할린스크시의 한인문화센터에서 한인을 위로하는 공연을 열었다고 현지 우리말방송이 전했다.

'사할린주 설립 70년 & 동포 문화사랑 15년'이란 제목의 콘서트는 개그맨 박세민의 사회로 1부 이혜미 공연, 2부 모스크바 국제 전통예술 콩쿠르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사할린 에트노스예술학교 한국 전통예술단의 국악 공연과 스타 노래강사인 가수 양주호의 찬조 무대 등으로 꾸며졌다.

이혜미는 자신의 히트곡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시작으로 '고향열차', '열애' 등 우리 가요와 '새타령', '성주풀이' 등 민요를 한인들에게 선사했다.

3시간에 걸친 노래 공연은 출연자 전원이 손을 잡고 '아리랑'을 합창하며 막을 내렸다.

공연에는 드미트리 루김 사할린주 민족정책국 국장, 세르게이나드 유즈노사할린스크 시장 등 현지 인사와 박순옥 사할린한인회장, 김주환 사할린한국교육원장, 김춘자 사할린 우리말방송국장, 박태우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초빙교수, 태안꽃축제추진위원장인 강항식 네이터영농조합법인 대표 그리고 한인 300여 명이 참가했다.

루김 국장은 고제마코 올렉 사할린주지사를 대신해 이혜미에게 감사패를 전달했고, 세르게이나드 시장은 "물심양면으로 한인을 도와온 이 씨는 사할린을 대한민국에 알려온 홍보대사"라고 치켜세웠다.

이혜미는 지난 2002년 KBS가 마련한 '강제징용 사할린 한인 위문공연'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이번까지 15년째 사할린 동포에 대한 위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1956년 개국해 우리말과 얼을 지켜온 '사할린 우리말방송국' 운영 지원, 암·심장병 등에 걸린 한인 돕기, 영주귀국 사할린 동포 위문공연 등을 펼쳐 한인들로부터 '사할린의 딸'로 불린다.

그는 "15년 동안 사할린 한인을 돕는 자리라면 크고 작은 무대를 가리지 않고 달려가 노래를 불렀다"며 "많은 분이 사할린 한인들을 돕는 일에 나서고 있어 큰 힘이 된다.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도울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일제 강점기 강제노역으로 사할린에 끌려간 4만여 명의 한인은 1945년 해방된 이후에도 고국에 돌아오지 못한채 다시 러시아 통치하에 살다가 1990년 빗장이 풀리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후 강제징용 1세들을 고국에 영주귀국시켰고, 지금까지 4천명이 넘는 한인이 고국 땅을 밟았지만 그 후손은 여전히 사할린 땅에 거주하고 있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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