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소형화 수소탄 공개했으나 실제 작동 여부 미지수"
ICBM 탑재해 무기화하려면 재진입 기술확보·성능시험 거쳐야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탑재용이라는 '수소탄' 탄두 모양의 사진을 공개하고 역대 최대규모의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진위를 떠나 핵탄두 소형화를 이뤄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다.
소련과 미국이 개발한 수소탄과 같은 구조의 '수소탄' 모양을 공개하고 곧바로 핵실험을 감행한 것으로 봐서는 ICBM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핵폭탄을 소형화했고, 이번에 그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커 보인다는 것이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이번 6차 핵실험까지 4차례의 핵실험을 하면서 핵탄두 소형화 기술 완성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다시피 했다. 이를 통해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의 1t 규모의 핵탄두를 완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를 ICBM에 탑재하려면 500∼600㎏으로 탄두를 소형화해야 한다. ICBM 재진입체에 들어가는 핵탄두 중량은 통상 600㎏을 넘지 않는다.
강대국이 개발한 소형화된 핵탄두 재원을 보면 미국 110㎏(위력 150kt), 러시아 255㎏(200kt), 중국 600㎏(200∼500kt), 인도 500㎏(12kt) 등이다.
북한이 핵탄두 무게를 600㎏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한다면 '세계 6대 핵클럽'에 들어갈 수준이 된다. 현재 핵탄두 ICBM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5개국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북한의 핵 능력으로 미뤄 핵탄두 소형화 단계에 거의 근접했을 것이란 평가와 함께 아직은 더 멀었다는 분석이 교차하고 있다.
군 당국이 폭발위력 50∼70㏏ 이상의 6차 핵실험 의도를 "핵 능력 과시와 핵보유국 지위 기정사실화"로 평가한 것도 북한의 핵 능력이 최정점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핵 능력이 최정점에 도달했다는 것은 핵탄두를 소형화해 ICBM에 탑재할 수준까지 와 있다는 의미이다. 핵탄두 장거리 운반 수단을 갖춘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를 이뤄낸다면 핵무기 체계 완성을 뜻한다. 우리 정부가 말하는 '레드라인'을 넘게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대북 군사적 옵션' 압박에도 꿈쩍 않는 북한의 핵 능력이 최종 종착지에 도달했다고 판단하면서도 핵탄두 소형화 완성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신원식 전 합참차장은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일단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완성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군의 한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의 핵 능력이 최정점에 와 있다면서도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수소탄 모양의 물체가 실제 작동할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며 "북한의 수소탄 성공 주장에 과도하게 부화뇌동할 필요가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통상적인 수소탄이라면 기폭장치와 소(小)구(球)형 물체를 연결해야 하는데 북한은 거꾸로 대(大)구(球)형 물체를 기폭장치에 연결했다"면서 "수소탄 개발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풍계리 갱도에 증폭핵분열탄 또는 수소탄을 넣고 폭발시켰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수소탄이라면 적어도 폭발위력이 200㏏은 되어야 하는데 50㏏ 이상이라는 것은 증폭핵분열탄 이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핵실험은 소형화보다는 폭발위력 증대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설령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해도 무기화하려면 재진입 기술을 확보해야 하고, 소형화된 핵탄두 또는 그만큼 무게를 가진 핵탄두 기폭장치를 ICBM에 탑재해 시험발사, 성능 테스트를 거쳐야하는 하는 여러 과정이 남아 있다고 군은 설명했다.
북한이 지난 7월 28일 발사한 ICBM급 화성-14형도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탄두부(재진입체)가 모두 녹아버린 것으로 정보당국은 최종 분석한 것으로 알려져지는 재진입체 기술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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