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연구로 수면장애가 원인으로 확정되면 새 치료법 필요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는 수면장애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자유대학(VU) 메디컬센터 정신의학 전문의 산드라 코이 박사는 ADHD 아이들의 75%는 수면장애를 지니고 있으며 이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동전의 양면'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관련 연구논문들을 종합해 보면 ADHD는 24시간 생체리듬 장애와 서로 얽혀 있음이 분명하다고 코이 박사는 밝혔다.
ADHD 아이들은 대부분 낮과 밤의 리듬이 어긋나 있으며 이 때문에 수면, 심부 체온(core body temperature), 행동 패턴, 식사 시간도 정상에서 벗어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코이 박사는 ADHD가 수면장애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들을 다음같이 열거했다.
▲ ADHD 환자의 75%는 낮과 밤의 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 등 수면과 관련된 생리학적 신호가 정상인보다 1.5시간 늦게 나타난다.
멜라토닌은 뇌 깊숙이 위치한 송과선(松果腺)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눈의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에 따라 분비량이 늘어나거나 줄면서 생체시계가 조절된다. 날이 밝아 빛의 양이 증가하면 분비량이 줄어들고 어두워지면 늘어난다.
▲ 멜라토닌 분비가 지연되면서 수면과 관련된 심부 체온의 변화도 그만큼 늦어진다.
▲ ADHD는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수면무호흡증, 수면위상 지연증후군(delayed sleep phase syndrome) 등 갖가지 수면장애와 연관이 있다.
▲ ADHD 환자는 보통 사람과는 정반대로 저녁에 각성도(alertness)가 높아진다.
▲ ADHD 환자에게 멜라토닌을 투여하거나 아침에 밝은 빛에 노출하는 광선요법을 시행하면 24시간 생체리듬 조절에 도움이 된다.
▲ 성인 ADHD 환자는 70%가 빛에 대한 눈의 과민반응으로 낮에 장시간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코이 박사는 현재 이러한 수면장애가 혈중 비타민D 수치, 혈당,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의 혈중 수치, 24시간 혈압, 심장박동 수 변이(heart rate variability) 같은 생물표지의 변화로도 나타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만약 확인된다면 ADHD가 수면장애를 가져오는 것인지 아니면 수면장애가 ADHD를 유발하는 것인지를 본격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만약 수면장애가 ADHD의 원인이라면 일반 약물이 아닌 수면패턴의 변화나 멜리토닌, 햇볕 등을 이용한 다른 방법으로 ADHD를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관련 실험을 진행 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ADHD는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며 몸을 움직이고, 조바심내고, 다른 아이들 또는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말이 너무 많은 증상이다.
또 이상한 공상을 하고, 잊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잦고, 위험한 행동을 하며, 조심성이 없고, 유혹을 참지 못하는 것도 특징적 증상들이다.
18세 이하 아이들에게서 20명 중 한 명(5.3%)꼴로 나타나고 이 중 3분의 2는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계속된다.
이 연구결과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신경정신약리학회(ECNP: European College of Neuropsychopharmacology) 총회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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