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세계 장내 파생상품시장이 지속적으로 고성장하는 동안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오히려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관투자자 참여를 늘리고 규제와 자율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아 금융당국의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최영수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는 4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린 '파생상품 시장 활성화와 부산 파생금융중심지 육성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세계 장내 파생상품 거래량은 10년 넘게 연 7.8%씩 견고하게 성장해오고 있지만 국내 시장은 변동성 둔화, 규제강화 등으로 지속해서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거래량 1위였던 한국 파생상품시장은 작년 말 9위까지 순위가 밀렸다.
파생상품학회장을 맡은 최 교수는 "국내 장내 파생시장은 거래가 위축된 데다 기관투자자의 이탈로 투자주체 간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파생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파생상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책을 마련하는 한편 연속성 있는 정책으로 시장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야성과 상상력이 최대로 발휘되는 시장을 지향하되 투자자보호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규제와 자율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정책적 고민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자산운용산업은 양적으로 크게 성장하였으나 공모펀드의 부진한 수익률, 회계부정, 부실 신용평가, 소수주주권익침해 등으로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파생상품 시장의 경우도 거래량의 69%가 주가지수 연계 상품 거래일 정도로 특정 상품에 치중돼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금융회사와 서비스공급자 중심이었던 자본시장을 시장에 참여하는 기관과 투자자를 위한 '공생적 시장'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우리 파생상품시장은 상품의 다양성과 거래 편의성 등이 미흡해 보완이 필요하다"며 "시장 접근성 제고, 신상품 공급 확대,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위험관리 체계 구축 등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파생상품시장이 부산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한 김흥배 동서대학교 교수는 "파생상품 규제로 파생시장의 기능이 약화하면서 부산시가 법인세수에 막대한 손실을 받고 있다"며 "규제 완화·폐지는 물론 비즈니스 생태계 육성을 위한 연기금 유치와 운용사 자본금 기준 인하 등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의장도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지 9년째이지만 현재 단순한 금융건물단지에 불과하다"며 새 정부에 혁신적인 부산금융중심지 육성·파생금융정책을 주문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금융투자협회와 사단법인 금융중심지혁신포럼이 공동주관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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