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사흘만에 파행…제1야당 한국당 '장외로'

입력 2017-09-04 11:19  

정기국회 사흘만에 파행…제1야당 한국당 '장외로'

한국당, 북핵 사태에 안보 상임위만 한시적으로 참여키로

바른정당 정기국회 전면 참여…"국난상황에 보이콧 안돼"

野3당 연기 요청에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인준표결 불발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정기국회 시작 사흘만에 빨간 불이 켜졌다.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대한 보수야당의 반발이 장외투쟁으로 번지면서 전례없이 고조된 북핵 위기의 와중에도 정국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4일 정기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한국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언론 장악'으로 규정, 대정부 투쟁을 선언했다.

한국당은 다만 전날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만큼, 안보 관련 상임위만 한시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안보 문제만큼은 초당적으로 임하는 것이 그동안의 노선이었기 때문에 국방위와 정보위는 참석해 정부의 안보무능을 지적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했다"며 "금주내 (문재인 정부의) 안보무능과 방송장악 등을 규탄하는 대규모 국민보고대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명분없는 보이콧이라며 반발, 즉각 대치 전선을 형성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안보위기 국면이 최고조이고 산적한 민생현안이 있는데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조사를 거부하는 (김장겸) MBC 사장의 거취문제로 국회를 전면 보이콧한다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고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우 원내대표는 또 "법 집행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며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적법절차를 부정하고 김장겸 지킴이 노릇을 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홍준표 대표가 2008년 원내대표 때 당시 정연주 KBS 사장 문제와 관련, '소환장을 두세 번 발부했으면 그다음에는 절차에 따라 체포 영장을 발부하는 것으로 언론탄압으로 몰고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고 상기시킨 뒤 "지금이랑 180도 다르다. (홍 대표가) 지금 말 바꾸기를 하시는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한국당의 장외 투쟁 선언으로 당분간 '반쪽 국회'가 불가피, 국정감사를 포함해 예산 및 법안 심사 등 현안 논의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당장 지난주 여야 원내대표가 암묵적으로 합의, 이날 직권상정 형식으로 처리하기로 한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이 불발됐다.

한국당의 보이콧 선언 직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잇달아 의원총회를 열어 임 후보자에 대한 표결 참여 여부 및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논의했다.

한국당 정우택,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각각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임명동의안 처리 연기를 요청했다.

정 의장은 이와 관련해 "국회 합의는 국민과 약속과 같은데, 이렇게 뒤집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도 한국당은 불참한 채 진행됐다. 국회 차원의 북한 제6차 핵실험 규탄 결의안 역시 한국당은 참여하지 않은 채 채택됐다.

다만 한국당이 안보 관련 상임위엔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바른정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회 의사 일정에 전면 참여하기로 최종 방침을 정하며, 오후 예정된 국방위와 정보위가 정상 진행될 전망이다. 오는 5일로 잡힌 외교통상위원회 역시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야권을 중심으로는 공영 방송 사태가 수습되지 않을 경우 보이콧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일각에서는 북핵 위기 상황에서 국회 파행을 이어가는 자체가 한국당에도 부담인 만큼 다음주에는 정상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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