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크 써보니…'커피 살 때마다 저축' 설정·웹툰같은 화면 눈길

입력 2017-09-04 11:52   수정 2017-09-04 11:58

핀크 써보니…'커피 살 때마다 저축' 설정·웹툰같은 화면 눈길

젊은층 겨냥해 친근하고 사용 쉽게 디자인…인증 과정 간단

간편송금·ATM출금·비대면 저축 등 카뱅 기능도 대부분 있어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017670](SKT)이 손을 잡고 4일 출시한 금융 애플리케이션 '핀크'는 인터넷 전문은행 기능에 재미난 요소까지 가미한 점이 눈길을 끈다.

앱을 받아서 시작하는 과정은 인터넷 전문은행 보다 간단했다. 본인인증이 인적 사항을 입력하고 휴대전화 인증번호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끝났다.

가입을 마치자 마치 은행 계좌를 만든 것처럼 '핀크 기본계좌가 개설됐다'는 안내문과 함께 휴대전화 번호 뒤에 세 자리 숫자가 덧붙은 계좌 번호가 떴다.

기존에 있던 KEB하나은행 계좌 번호를 입력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니 계좌가 연동됐다.

'채우기' 기능을 사용하면 해당 계좌에서 핀크 계좌로 모바일 화폐인 '핀크 머니'를 충전할 수 있다.

휴대전화 주소록에 있는 전화번호를 선택하거나 계좌 번호를 입력해 핀크 머니를 송금할 수 있다.

송금하니 수신자 계좌에 핀크 머니가 아닌 현금이 입금됐다.

송금 시 인증은 핀크 비밀번호를 이용할 수도 있고 지문 인증을 등록하면 지문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




'라면 저금'은 흥미를 끌 만했다. 가정의 뜻을 드러낼 때 쓰는 영어 단어 '이프'(if, ∼이라면)에서 착안한 서비스다.

예를 들면 지정한 신용카드로 커피점에서 결제할 때마다 결제 금액 5∼50%를 저축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절제 없는 소비를 막기 위한 일종의 강제 저축 설정이다. 커피 대신 치킨 판매점 결제, 편의점 구매, 빵집 지출, 모바일 쇼핑 등으로 조건을 바꿀 수 있고 저축 금액 비율도 조절이 가능하다.

서비스 설명 화면은 웹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줬다.

위와 같은 조건 설정을 '레시피(조리법) 만들기'라고 이름 붙이고 라면이나 각종 재료를 넣어 음식을 만드는 장면을 담은 그림과 함께 제시했다.

전반적으로 흥미를 강조하고 이해하기 쉽도록 신경을 쓴 것으로 보였다.

인공지능(AI) 기반 채팅 프로그램(챗봇) '핀고'(Fingo)에 '할인 신용카드 추천해줘'라고 요구하니 각기 다른 금융사 5가지 카드를 제시했다.

'저금리 대출 추천'이라고 입력하니 카카오뱅크 마이너스 통장과 농협은행 가계신용대출, 우리은행[000030] 개인신용대출 등 3가지 상품을 소개했다.

'얼마 썼어', '얼마 있어', '조회해 줘', ' 추천해줘', '알려줘' 등 이용자가 자주 사용할 문구를 아이콘 형식으로 만들어 둬서 편리했다.

이와 관련해 4일 열린 서비스 개시 행사에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핀크가 "금융의 딱딱하고 복잡한 이미지를 벗고 쉽게 저축하고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이정표가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달 5만원 적금 추천'처럼 축약해서 입력하자 핀고는 '입력한 조건에 맞는 금융상품을 찾지 못했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권영탁 핀크 부사장은 "아직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으나 어느 정도 데이터가 쌓이면 '이런 것도 있네'라고 할 정도 놀라운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핀고의 잠재력을 설명했다.

비상금 대출은 아직 개시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을 제시하는지 알 수는 없다. 다만, '꼭 필요할 때만 단기간에 빌리는 금융 습관 만들기', '미니 마이너스 통장'이라는 안내 문구에서 소액 마이너스 통장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금융거래 내용을 집계·분석하는 '시미'(See Me) 기능은 기본적으로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담긴 문자나 핀크 기본계좌 정보를 토대로 지출과 자산 내역을 분석했다.

사용하는 신용카드 정보에 핀크 앱이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인증서 정보에 동의하는 등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 분석 정확도가 더 높아진다고 핀크 측은 강조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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