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중 방사성물질 오염 우려…기상청 "중국만 발표했다" 논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중국 지진국이 북한 6차 핵실험 이후 추가 지진이 일어났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도 2차 지진을 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2차 지진 결과는 중국만 발표했다"는 기상청의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4일 USGS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날 오전 3시 38분 31초께(현지 시각) 북한 함경북도 성지배감 동북동 22km 떨어진 지점(진앙 북위 41.35도, 동경 129.03도)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했다.
앞서 3시 30분 1초에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한 지 38분 만이다.
중국 지진국도 같은 시각(낮 12시 38분)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규모 4.6, 진원 깊이 0㎞의 대규모 함몰이 감지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함몰 발생 지점 좌표는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으로 파악됐다.
중국 지진국은 "붕괴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분석 결과와도 일치한다. 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당일 낮 12시 38분 32초께 풍계리에서 규모 4.1의 추가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외와 국내 관측소 4곳의 지진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최대 진폭을 계산한 결과 규모 4.1의 지진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질연구원 관계자는 "지진파가 미약해 노이즈에 묻혀있는 자료에 대한 정밀분석을 통해 관측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는 폭발위력 200㏏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잇단 핵실험으로 갱도 지반이 약해지면서 일부가 붕괴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1차부터 5차까지의 핵실험에서는 갱도가 '밀봉' 수준으로 차폐돼 방사성물질이 새어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갱도가 붕괴됐을 경우 대기 중에 방사성물질이 누출됐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국내에서는 추가 지진이 잡히지 않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미선 기상청 지진화산센터장은 전날 "함몰지진은 중국만 발표했다"며 "함몰지진의 경우 가까운 위치의 지진계에서만 파악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400∼600㎞ 떨어져 있어 분석이 안 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국외 기관의 협조를 통해 지진 자료를 받아 분석하는 시스템인 만큼 이런 설명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질연구원 관계자는 "정밀분석 결과를 정부기관에 보고하고 기상청에도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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