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게 김정은은 위협 아닌 짜증나는 존재"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외교 정책 결정자의 한 측근을 인용해 북한의 6차 핵실험에도 중국은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여전히 매우 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익명을 요구한 이 측근이 "이번 핵실험은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촉발할 수 있는 몇 가지 일 중 하나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렇게 하는 것을 아주 꺼린다"고 말했다고 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측근은 "북한에 관해서라면 (도널드) 트럼프와 시진핑 모두 종이호랑이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진보 일간 가디언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카네기-칭화국제정책센터의 차오 통이 바라보는 중국에 가능한 옵션들을 소개했다.
첫째 제재 또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 옵션이다.
우선 일련의 유엔 제재들로 "현재 북한의 가장 중요한 외화 수입원인" 북한의 섬유·의류 수출을 막는 방안이다.
다음으로 중국에 있는 북한 외화벌이 노동자 수를 제한하거나 완전히 금지하는 방안이다.
이어 훨씬 강렬한 옵션으로 대북 원유공급 중단 카드가 있는데 차오는 시진핑 주석이 위험이 산재한 이 노선을 선택하리라는 데 회의적이다.
오래된 송유관 가동을 중단하면 부식되고 망가져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될 수 있는 데다 북한 경제를 마비시키고, 김정은 정권을 끌어내릴 게 거의 확실해 대규모 난민과 국경 지역 안보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오는 대북 원유공급 중단은 "당장은 아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김정은 정권의 생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재 또는 대북원유 공급 중단 이외 중국이 커지는 좌절감을 두고 보는 옵션이 있다.
차오는 시진핑이 더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내달 예정된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권력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수준에 일부분 달렸다고 판단했다.
그는 당 대회를 앞두고 비치는 권력투쟁이 "아주 빨리 정리된다면 시진핑에게 더 강력한 대북 조치를 할 수 있는 약간의 여유를 주지만 당 대회 때까지 계속되면 그럴 여유가 전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소아스(SOAS) 중국연구소 스티브 창 소장은 중국이 북한 공격의 직접 목표가 아닌 한 시진핑이 김정은을 당장 무너뜨려야 할 위협이 아니라 짜증 나는 존재로 여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시점에서 북 미사일·핵무기를 중국에 대한 위협으로 심각하게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가장 가능성이 큰 목표는 일본이다. 시진핑이 (북한 공격에) 아베 정부가 산산조각이 나는 상상에 불행을 느끼겠는가? 어떤 결과도 시진핑의 잠을 깨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창은 "중국인들은 (북한에) 진저리가 났다"면서도 "말? 유엔 성명들과 그런 것들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실제로 할 대단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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