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자본금 내일부터 8천억원으로 증액 전망…대출 여력 확대
케뱅, 소액주주 실권 가능성…은산분리 규정에 인수자 확보가 문제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이세원 박의래 기자 =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유상증자 계획에 따라 주주들이 5일 5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출자한다.
유상증자를 통해 3천억원인 자본금을 8천억원으로 늘린다는 카카오뱅크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한국투자금융지주, 국민은행, 카카오[035720]를 비롯한 주주들이 이날 주금을 납입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주들은 유상증자 계획에 따라 청약서를 모두 제출했으며 예정대로 주금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금이 납입되면 증자의 효력은 6일부터 발휘된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대출 여력이 늘어나 영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한 달째인 지난달 27일을 기준으로 대출 잔액이 1조4천억원을 넘어섰으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 일부 고객의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등 속도 조절을 하던 상황이었다.
카카오뱅크와 달리 케이뱅크는 상황이 여의치 않다.
케이뱅크는 현재 2천500억원인 자본금을 3천500억원으로 1천억원 늘리기로 지난달 유상증자를 결의했으나 모든 주주가 이에 참여할지 불투명하다.
KT[030200], 우리은행[000030], NH투자증권[005940] 등 3대 대주주를 제외한 16개 주주사는 적게는 5억원에서 많게는 약 80억원을 내야 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는 주주는 형편상 할당량을 인수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뱅크의 한 주주사 관계자는 "일부 주주사의 경우 이사회 의결대로 증자 참여가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케이뱅크가 주주들과 협의하며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대금 납입일(27일)에 맞춰 상황을 정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권주 발생 시 이를 인수할 주주가 많지는 않다.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실권주가 나오면 케이뱅크 설립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한 KT가 우선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T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은 보통주 기준 8%라서 은산분리 규정상 아직 2% 더 인수할 여력이 있다.
KT가 이번 증자에서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실권주 규모는 최대 70억원어치다.
우리은행(지분 10%)과 NH투자증권(10%)은 산업자본이 아니라서 은산 분리 규정의 제한을 받지 않으므로 필요하면 '흑기사'로 나설 수 있다.
문제는 증자가 이번 한 번으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케이뱅크는 이르면 연말에 1천500억원 규모로 증자를 다시 추진할 계획이며 향후 1조원까지 자본금을 늘릴 계획이다.
은산분리 규정에 변화가 없는 한 증자 때마다 지분 배정에 골머리를 앓게 될 전망이다.
지분 투자자를 새로 찾는 방법도 있으나 19개 주주사와 조율을 거쳐야 해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주주들과 면밀히 협의하면서 증자를 준비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상황에 맞춰 대비책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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