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군부 정권 시절 인권유린 행위로 악명이 높았던 옛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토대장정에 나선다.
형제복지원 사건피해 생존자모임은 6일 오전 11시 부산 사상구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국토대장정에 나선다고 5일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1975년에 이주한 형제복지원 옛 부지다.
피해생존자들은 이곳에서 벽돌 제조, 땅 깎기 등 강제노역을 하고 성폭력과 구타, 학대 등 인권유린을 당했다고 진술한다.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달 29일까지 23일 동안 하루 평균 22㎞를 걸어 청와대 앞까지 486.44㎞ 행진할 예정이다.
국토대장정 과정에 '대구희망원사건' 피해자를 만나 함께 대책위원회를 열고 일제강점기부터 아이들을 잡아간 것으로 알려진 안산 선감도의 '선감학원 사건' 진실규명을 위해 경기도청을 방문할 예정이다.
피해자들은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형제복지원은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시민을 불법 감금하고 강제노역과 구타, 학대, 성폭행을 일삼으면서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운영됐다.
복지원 자체 기록만 봐도 폐쇄될 때까지 12년간 운영되며 513명이 사망했고 그들의 주검 일부는 암매장되거나 시신조차 찾지 못해 한국판 아우슈비츠로 불리고 있다.
이들은 보도자료에서 "문재인 정부가 포괄적인 '과거사 청산'이란 의제로 형제복지원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했으나 그 속도가 더뎌 피해생존자들의 몸과 마음을 애타게 하고 있다"면서 "형제복지원 사건은 잊힐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특별법 제정이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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