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와 무역 중단' 트럼프 발언은 경솔"

입력 2017-09-05 17:20  

"'北과 거래하는 모든 나라와 무역 중단' 트럼프 발언은 경솔"

세컨더리 보이콧 예고로 해석되나 과도한 엄포 지적…"세계경제에 악영향"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어떤 나라와도 모든 무역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글을 남겼다.

북한의 6차 핵실험 감행에 대응해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합법적 거래를 하는 제3국을 제재하는 것)과 같은 강력한 제재를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으나 일각에선 경솔한 엄포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미 NBC뉴스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는 많은 전문가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 트윗을 실속 없는 과장으로 보고 무시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진지하게 고려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 파급 효과는 특정 국가에만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상점 진열대를 비우고 미국 일자리 수십만 개를 위협하는 등 미국 경제에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조치라는 것이다.

북한은 중국, 러시아, 인도를 포함해 100개국이 넘는 나라와 무역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미국이 이 모든 나라와 교역 관계를 끊을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북한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북 압박 강화를 촉구하고 중국에 대해서도 고강도 압박에 나서겠다는 은근한 협박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과 무역을 전면 중단하면 중국만 타격을 받는 게 아니라 세계 경제에 영향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마리안 슈나이더-펫싱어 연구원은 "중국과의 무역 중단은 전 세계에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무역 전쟁과 보호주의 소용돌이를 촉발할 것"이라며 "중국이 보복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지난해 양국 무역 규모는 6천482억 달러(약 733조원)에 이른다. 미국에서 중국 수출이 뒷받침하는 일자리는 91만1천여 개다.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미국인들이 소비하는 수많은 상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지거나 중국인 근로자들이 조립한 것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재무부 대변인을 지낸 테일러 그리핀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이 사라지면 월마트에서 팔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것이며, 당신을 위한 아이폰8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일이 일어나면 경제에 갑자기 제동이 걸리고, 모든 곳에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ic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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