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생활 힘들지만 우주인 훈련 과정 듣고 '나는 지구에 있으니까'"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 우승자 김인경(29)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덕목'에 대한 강의를 했다.
김인경은 5일 오후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초등학교 1, 2학년 어린이들을 상대로 '꿈과 희망'을 주제로 한 특강 강사로 나섰다.
이날 행사는 재단법인 나인밸류스(이사장 류진) 주최로 이뤄졌다.
나인밸류스는 골프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인성을 발달시키고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며 이를 통해 그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만들어주기 위해 지난해 설립된 비영리 단체다. 김인경은 이 단체 이사를 맡고 있다.
김인경은 먼저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여러분과 만남을 통해 더 많은 에너지를 받게 된 것 같다"고 어린이들과 만남을 반겼다.
그는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제패하며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으나 5년 전인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당시 최종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30㎝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다 잡았던 메이저 우승컵을 날리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김인경은 한 교육생으로부터 '인생에서 가장 속상했던 순간은 언제였나'라는 질문을 받고 "아직 속상했던 순간은 안 온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 질문을 한 친구처럼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와 사별하는 순간이 온다면 속상할 것 같다"며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쓸 때와 그로 인해 내 마음이 흔들릴 때가 더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정작 자신은 짧은 거리 퍼트 실패를 잘 넘겼지만 주위에서 끊임없이 그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오히려 더 힘들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김인경은 또 "골프를 하면서 고치고 싶은 것을 못 고칠 때 힘들었다"고 덧붙이며 '승부사'다운 면모를 내보였다.
지금도 키가 160㎝로 큰 편이 아닌 김인경은 "처음 골프를 시작했을 때는 작은 체구 때문에 100타를 깨기도 어려웠다"며 "한 번은 145타를 치고 울면서 집에 갔던 기억도 난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자평하며 "미국에 진출한 이후 내성적이던 성격도 쾌활해졌고 항상 웃고 상대를 편안하게 대해주는 외국 친구들을 보면서 내 성격도 많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김인경은 "미국 투어 생활이 이동이 많고 가족과도 떨어져 지내야 해서 힘들었지만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근무하는 분을 만났는데 그분으로부터 우주인의 훈련 내용을 듣고는 '나는 지구에 있으니 그들보다 더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취미 생활로 음악과 미술 등 예능 쪽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김인경은 "투어 생활을 하면서 그곳에 있는 박물관이나 현지 언어,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내가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샷을 꾸준한 연습을 통해 잘하게 됐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밝힌 김인경은 8일 시즌 마지막 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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