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이승엽(삼성), 심정수(전 현대), 박병호(전 넥센), 에릭 테임즈(전 NC)는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거포들이었다.
공을 담장 뒤로 훌쩍 넘겨버리는 이들의 호쾌한 스윙은 야구팬들의 기억에 또렷이 남아 있다.
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타자가 탄생했다.
내야수 최정(30)이 그 주인공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39홈런을 기록 중이던 최정은 1회말 롯데 선발 송승준의 시속 133㎞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지난해 40홈런을 쳐 테임즈와 함께 공동 홈런왕에 오른 최정은 이로써 2년 연속 4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앞서 이 기록을 세운 이승엽, 심정수, 박병호, 테임즈에 이어 5번째로 영광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 홈런 1위로, 이런 추세대로라면 2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
이날 SK는 홈런 부문에서 또 하나의 큰 기록을 세웠다.
최정의 대포를 포함해 4개의 홈런을 추가하면서 올 시즌 팀 홈런 수를 213개로 늘렸다. 이는 삼성 라이온즈가 2003년에 세운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 같다.
최정의 지분이 가장 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날 SK가 롯데를 6-2로 제압,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가게 되면서 최정의 홈런은 더욱 빛났다.
경기를 마친 최정은 "작년에는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40홈런을 달성해 긴장되고 쳐야 한다는 생각에 조마조마했다"면서 "올해는 다행히 시즌 초반에 많은 홈런을 기록해 마음의 부담 없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물론 기분 좋은 기록이지만,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경쟁을 하고 있으므로 이 기분은 오늘만 만끽하고 내일부터 다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타격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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