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후 완공…연간 운영비 50억원 넘자 갈등 빚어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870여억원을 들인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완공을 3개월 앞두고 경북도와 구미시가 서로 운영권을 떠넘기며 갈등을 빚고 있다.
연간 27억∼59억원에 달하는 인건비와 시설운영비 부담 때문이다.
경북도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당연히 구미시가 운영 주체라고, 구미시는 발주처가 경북도라고 각각 주장했다.
◇ 오는 12월 완공인데…
6일 경북도·구미시에 따르면 국·지방비 870여억원을 들여 2011년부터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옆 25만여㎡에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을 짓고 있다. 현재 공정률 70%를 넘었고 오는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은 각각 지상 3층·지하 1층인 4개 동의 건물과 야외 테마촌(새마을운동 변화 과정)으로 구성됐다.
4개 건물은 전시관, 전시관 부속동, 글로벌관(세계화 전시물품, 강의실, 대강당), 연수관(회의실, 사무실, 토의실)으로 국내외 연수생과 관람객에게 새마을운동 전시, 체험, 연수 등을 제공한다.
올 연말에 완공하면 전시부, 연구부, 교육부, 운영지원부에다 산하 팀을 구성해 테마공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 운영비 56억원 넘을 듯
연간 운영비가 수십억원에 달하자 경북도와 구미시는 서로 운영권을 맡지 않으려고 다투고 있다.
경북도가 용역기관 3곳에 맡겨 연간 운영비를 파악한 결과 각각 27억원, 56억원, 5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7억원은 모 대학이 수행한 용역결과이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지난해 이 대학이 용역을 실시해 연간 운영비를 40억원이라고 내놓자 경북도가 "과도하게 산출됐다"며 재검토를 의뢰한 것이기 때문이다.
용역 의뢰기관인 경북도의 '보이지 않는 압력'을 받은 결과라는 것이다.
다른 두 용역기관 56억원과 59억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점에서 신뢰성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땅 매입비에서 갈등 시작
테마공원 건립비 870여억원 조달은 당초 국비 298억원, 도비 286억원, 시비 286억원이었다.
그런데 경북도가 부지 매입비 274억원을 부담하지 않는 바람에 국비 298억원, 도비 151억원, 시비 426억원으로 결정됐다.
여기서부터 서로 갈등이 발생했다. 경북도는 테마공원 주변 박정희로(6차로) 확장 공사비 5억원을 지원해주겠다고 했지만, 구미시는 거부하며 갈등을 이어갔다.
경북도는 행정안전부에 보낸 중앙투자심사 보고서에서 시행 주체는 경북도와 구미시로 명시했다. 이어 건립 초기에는 경북도·구미시가 자체운영하다가 운영기반을 확립한 뒤에는 재단법인을 설립해 넘기는 것으로 했다.
결론적으로 공동책임을 지는 거로 행정안전부에 보고한 것이다.
◇ "운영권 안 맡을래" 갈등
연간 운영비가 예상 밖으로 50억원을 넘는 '애물단지'로 확인되자 서로 운영권을 맡지 않으려고 한다.
경북도는 도시공원·녹지법상 테마공원 주체는 구미시인 데다 관광객 유치 등에서 수혜지역이란 점 때문에 운영주체는 구미시라는 주장을 폈다.
반면 구미시는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은 김관용 경북지사가 2009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후에 추진한 사업"이라며 "경북도 책임 아래 진행한 만큼 도가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2011년 한국경제연구원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 분석지표인 B/C(비용 대비 편익)이 1.0 미만(사업추진 불가)인 0.85에 그쳤을 때 사업추진을 접었어야 했다"며 "감사원이나 행정안전부가 신속한 조정에 나서야 하고 일단 감사원에 감사제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묵 구미시 부시장은 "일부 이견이 있으나 경북도와 계속 협의 중이고 원만한 타결점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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