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위원장 중기중앙회 방문…"노조, 중기 지불능력 대기업과 차이 인정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문성현 신임 노사정위원장이 취임 후 경제단체 중 처음으로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 업계의 애로 사항을 들었다.
노동계 출신인 문 위원장과 기업 대표들과의 첫 만남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했으나 최저임금 인상 등의 현안을 논의할 때는 약간의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중소기업계 대표들을 만났다.
문 위원장은 "우리는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지불 능력이 엄연히 차이가 나는 데 이를 노조가 인정하지 않아 노사의 대립이 생기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라고 돌이켰다.
그는 "중소기업 노사가 하나가 돼야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좀 더 큰 그림을 보며 서로 손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은 "최저임금을 인상하려면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줄 수 있는 경영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경제 성장의 핵심이니 노사관계에서 공감대가 형성돼야 경제 성장이 힘을 받는다"고 당부했다.
그는 "중기업계에는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동시에 현재 있는 일자리를 좀 더 좋게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며 "노조에는 중소기업의 지불 능력 이상의 임금을 요구하는 것은 노사 관계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얘기할 것"이라고 말?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는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는 등 대립과 갈등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사정위원회가 앞으로는 얻을 것만 얻고 빠지는 기존 방식의 대화가 아닌 합리적인 방안을 함께 모색해 전체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타협안을 도출하는 대화 기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계도 스스로 바꿀 것은 바꾸고, 국가 경제구조 개혁과 일자리를 만들어낼 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저임금 인상 논의 등을 할 때는 노동계 출신인 문 위원장과 기업인들 간의 견해 차로 목소리가 조금 높아지기도 했다.
문 위원장은 "최저임금 1만원을 향해 가자 말자가 아니라 어떻게 갈거냐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며 "지금 당장 내년에는 중소기업보다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더 클 것이니 일단 그분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회장은 "언젠가 1만원이 되겠지만 그게 5년 후, 10년 후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농담조로 받으며 "중소기업 중 뿌리산업은 지금 매우 어려운 형편이고, 자영업자들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그들을 정부가 정책적으로 모두 도울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중기업계 관계자들도 "제조업도 최저임금이 오르니 두려움이 크다"며 "영업이익 등에 비춰봤을 때도 큰 폭의 임금 상승"이라고 전했다.
문 위원장은 또 중소기업 일자리위원회에 근로자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꼭 노조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혁신의 원동력이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문 위원장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모두가 참여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로 노사정위원회를 확대 개편할테니 중소기업계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한 후 전달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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