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청단 거세 본격화…친이즈 서기 '출세코스'서 제외

입력 2017-09-06 10:34  

中 공청단 거세 본격화…친이즈 서기 '출세코스'서 제외

지방 서기 영전 전통 깨고 질검총국 부국장 내정

공청단 세력 약화 가속, 당 세력판도·정치구도 큰 변화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당의 신진 엘리트 양성조직인 "공산주의 청년단(공청단)"의 최고위직인 친이즈(秦宜智·51)중앙서기처 제1서기(장관급)를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 부국장으로 보내는 인사안(案)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6일 보도했다.

공청단 제1서기는 그동안 권한이 큰 지방 정부 서기로 영전하는 것이 관례여서 차세대 지도자의 등용문으로 불려왔다. 이 때문에 당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공청단 퇴조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냉대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청단은 4일 대표대회를 열었으나 5일자 베이징(北京)일보가 전한 참석자 명단에 친 서기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질검총국은 먹거리 안전문제 등을 담당하는 기관이어서 서민의 관심이 높은 관청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친 서기는 질검총국의 서열 3위인 부국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중앙의 지도자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엘리트 코스에서는 일단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공청단은 당의 젊은 엘리트를 양성하는 청년조직으로 2015년 말 현재 단원수가 8천746만명에 이른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이 역임한 공청단 제1서기 자리는 차세대 지도자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핵심 요직이다.

후진타오는 이 자리에서 1985년 구이저우(貴州)성 서기로 나갔으며 리커창도 1998년 임기를 마친 후 후난(湖南)성 대리성장을 거쳐 성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루하오(陸昊) 헤이룽장(黑龍江)성 성장에 이르기까지 친 서기의 전임자 4명은 모두 지방으로 나가 성장으로 승진했다. 장차 국정을 맡을 지도자 후보로 지방에서 리더의 경험을 쌓도록 하는게 관례였으나 시 주석이 이끄는 지도부가 20여년만에 이 전통을 깬 셈이다.

공청단은 후진타오가 당 최고지도부에 들어간 이후 거대한 조직력과 요소를 차지한 간부의 존재를 바탕으로 당내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공청단 인맥은 "단파(團派)"로 불렸으나 시 주석 체제에서는 공청단에 대한 '압력'으로 보이는 움직임이 계속돼 왔다. 이번 인사로 공청단의 영향력은 더욱 저하될 수 밖에 없어 당내 세력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 주도의 지도부는 2014년 공청단 선전부장 등을 역임, 장래 지도자로 꼽히던 링지화(令計劃) 당시 당 통일전선공작부장을 "중대한 규울위반"으로 적발한 것을 계기로 공청단에 엄격한 입장을 분명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작년 2월에는 당 중앙이 파견한 조사팀이 공청단에 "관료화, 귀족화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당 중앙은 공청단 고급간부를 줄이고 간부에게 현장 실무경험을 쌓게 하는 등 대대적인 개혁을 하라고 명령했다. 공청단내에 잘못된 엘리트 의식과 관료주의가 확산하는데 대한 조바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내에서는 오랫동안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 주석으로 이어지는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이 인사와 정책노선 등을 둘러싸고 세력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총서기에 취임한 시 주석은 혁명원로의 자녀들인 훙얼다이(紅二代)의 지지를 배경으로 권력기반을 굳혔다. 부패추방운동으로 저항세력을 억누르면서 막강한 권력을 갖는 "당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한 후 자기와 가까운 간부를 속속 당 중앙과 지방 요직에 등용했다. 이번 친이즈 서기 인사는 그동안의 전통을 깨는 것으로 중국 정치구도가 크게 변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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