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재배치 반대해온 헝가리 등이 제기한 소송 기각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6일 EU의 난민 강제 할당정책을 '주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동유럽의 슬로바키아와 헝가리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룩셈부르크에 있는 ECJ는 이날 이같이 판결하고 EU는 각 회원국 정부에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들어온 난민들을 재정착시키기 위해 쿼터를 받아들이도록 명령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ECJ는 또 유럽으로 쓰나미처럼 유입되는 '난민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EU가 회원국에게 난민 쿼터를 할당하는 식으로 임시 시행하는 난민 재배치 계획에 대해 "이런 방식이 그리스와 이탈리아로 하여금 2015년의 난민 위기 영향에 대처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고,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난민 재배치를 위한 EU의 강제적 할당정책은 EU 집행위가 제안해 EU 회원국 다수의 지지를 받았으나 동유럽 회원국들은 이슬람교도 난민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해왔다.
당초 EU는 이 정책을 통해 12만 명의 난민을 각 회원국에 재배치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지금까지 2만5천 명만 이주했으며 계속해서 유입되는 난민의 재정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도 중단됐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EU의 난민 재배치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EU는 이번 판결 이후 난민 재정착에 대한 논의가 재개되길 기대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와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지중해를 거쳐 그리스와 이탈리아로 들어온 망명신청자를 의무적으로 수용하도록 하는 것은 그들 국가의 주권을 훼손하고 그들의 단일민족사회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이들은 또 EU에 대해 난민 유입을 막고 불법 난민을 단속하기 위해 EU 국경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EU는 지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중동과 동유럽으로부터 170만 명이 넘는 난민을 받아들여 왔으며 지난 2015년 난민 유입이 최절정을 이룬 뒤 터키와의 난민협정 체결, 국경통제 강화 등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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