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의 후속 조치를 발표한 지 하루가 지난 6일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을 피해간 평촌, 일산 등 신도시의 부동산시장은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주변 눈치를 보는 모습이었다.
8·2 대책 이후 거래가 주춤해진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 등 '풍선효과'가 나타날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일산, 평촌 등을 '집값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공개하며 '경고장'을 던진 만큼 이번에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피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6일 오후 평촌, 일산 등 신도시에 있는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손님들이 조용하다"며 "전날 대책 발표와 관련한 문의도 별로 많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동 W공인 대표는 "손님들이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안돼 다행이라고 한다"면서 "모니터링 지역으로 지목됐으니 주의하자는 이야기도 한다"고 말했다.
평촌동의 H공인 대표도 "별다른 반응도 없고 문의도 없고 찾아오는 손님도 없고 온종일 조용했다"며 "매수자도 매도자도 그냥 두고 보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8·2 대책 이후에도 호가가 그대로 유지됐고 매물이 아예 없어 거래가 실종되다시피 하는 등 휴점 상태나 다름없었다"며 "앞으로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는 않을 테고 '풍선효과'도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일산서구 탄현동의 T공인 대표도 "강한 규제가 잇따라 나오니 결국 버티기를 하다가 집값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게 손님들의 반응"이라며 "결혼 등으로 집을 구해야 하는 실수요자만 드물게 전화할 뿐 매수 문의가 아예 끊긴 상태였고, 앞으로도 일산에 입주물량이 많으니 더 약보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산서구 주엽동의 H공인 대표는 "8·2 대책이 워낙 강도가 세고 9월 말에 대책이 또 나오니까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다. 이 지역을 지켜본다는데 누가 움직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인천 연수구·부평구, 안양 만안구·동안구, 성남 수정구·중원구 등 정부의 집중 모니터링 대상이 된 지역들도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은 채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다.
다만 일각에서는 '반사 이익'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의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주인들은 어쨌든 일산이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피해갔으니 조금 기대심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8·2 대책 이후에도 규제를 피해간 곳으로 부각이 되다 보니 사람들이 좀 오긴 왔다"며 "8·2 대책 전후로 중대형 아파트의 호가가 3천만~4천만 원 정도 올라 있었는데 앞으로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6일 자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대구 수성구와 분당구 일대 중개업소에는 향후 집값 전망을 묻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또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던 8·2 대책의 '학습효과' 덕분인지, 은행에는 당일치기 대출 서류 접수를 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한다.
수성구 범어동의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집값이 오를지 떨어질지 묻는 상담 전화를 많이 받았다"면서 "집값이 떨어지면 수성구에 입성할까 싶어 묻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중개업소 대표는 "집을 언제 팔아야 좋을지, 대출 규제는 어떻게 되는지 불안해 하는 매도, 매수자들의 문의만 가끔 있고 매물은 찾는 분들은 없다"며 한동안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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