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北, 핵탑재 SLBM 발사 '군함새' 작전 가능성 크다"

입력 2017-09-07 05:45   수정 2017-09-07 11:23

美전문가 "北, 핵탑재 SLBM 발사 '군함새' 작전 가능성 크다"

"북미 대치, 1960년대 중국의 핵·미사일 개발 당시와 매우 닮아"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입증하기 위해 핵을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대기권으로 발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미국에서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금까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을 따로 진행했다. 6차례의 핵실험은 모두 지하에서 이뤄졌고, 탄도미사일은 대다수가 정상각도가 아닌 고각으로 발사돼 야구의 '뜬 공'같은 궤적을 그렸다.

그러나 지난 3일 6차 핵실험에 이어 오는 9일 정권 수립일을 맞아 추가 탄도미사일 도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1962년 미국의 '군함새' 작전 같은 형태의 도발을 북한이 감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작전은 미국 잠수함이 태평양 바닷속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을 쏘아올려 핵미사일 능력을 시험한 것을 일컫는다. 이 SLBM은 12분 동안 1천 마일(약 1천600㎞)을 비행한 뒤 태평양 상공에서 폭발해 거대한 버섯구름을 만들었다.

이 같은 전망은 핵·미사일 개발을 둘러싼 북·미 대치가 1960년대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 양상과 흡사하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6일(현지시간) 미 공영라디오(NPR)에 따르면 중국은 1964년 처음으로 핵실험을 했지만, 미국의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은 발사체 기술의 중요성을 들어 중국의 핵능력을 과소평가했다.

그러자 2년 후 중국은 핵을 탑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자국내 북부 지역에서 서부의 한 사막으로 발사해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했다.

미들버리 국제연구소의 비확산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미국이 "(핵을) 미사일 위에 올리지 못하면 진짜 핵무기가 아니다"라고 하자, 중국이 "알았어, 그럼 일정을 조정해 핵을 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하면 되느냐"면서 정말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루이스 연구원은 미국이 그 후부터 중국의 핵능력을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대치하는 북한의 현 상황은 50년 전 중국과 너무나 닮았다"면서 "만약 미국이 '(북한의) 핵 탑재 미사일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계속 말한다면 북한은 그 시험을 할 가능성이 꽤 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상 핵실험'은 그 위험성 때문에 1980년 중국을 마지막으로 더는 실시되지 않고 있다.

인류가 개발한 가장 강력한 무기인 핵을 폭발성 연료로 가득한 미사일에 실어 쏘아 올렸다가 실패할 경우 대재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성공하더라도 방사성 물질과 낙진에 따른 피해가 큰 것은 물론이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핵정책프로그램 이사인 물리학자 제임스 액턴은 "이는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입증하는 최종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정말로 거기까지는 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핵 역사학자인 알렉스 웰러스타인은 "그렇게 많은 위험성이 포함된 방식이 아니더라도 능력을 보여줄 다른 방법은 많이 있다"면서 북한의 핵 탑재 SLBM 도발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만약 북한이 태평양 상공으로 핵 탑재 SLBM을 발사한다면 일본 상공을 가로지르게 되며, 일본의 반발은 최고조에 달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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