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중국 HNA(海航·하이항)그룹이 지배구조 의혹 속에 미국 금융가에서 돈줄이 끊기는 가운데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도 퇴짜를 맞게 됐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HNA그룹의 IT 자회사인 팩테라(Pactera) 테크놀로지 인터내셔널을 상대로 자금 조달 및 기업 공개(IPO) 업무를 중단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수개월 동안 HNA가 팩테라의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기에 앞서 사전 작업을 진행했으나 지난달 HNA의 지배구조가 명확하지 않다는 우려 속에 투자자 후보군에게 작업 중단을 통지했다.
골드만삭스는 팩테라를 상대로 내부 실사를 벌였으며, 이러한 우려를 덜만한 충분한 정보를 HNA로부터 얻지 못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팩테라 상장 주관사로 선정됐지만 골드만삭스와 비슷한 이유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투자은행들이 줄줄이 HNA에 등을 돌리는 배경에는 중국 당국이 HNA을 상대로 돈줄 감시를 강화한 것이 결정타가 됐다.
지방 항공사로 출발한 HNA는 해외 자산을 거침없이 사들이며 투자은행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지만 중국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가 지도부 유착설을 폭로하면서 지난 6월부터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대출 조사를 받게 됐다.
이 여파로 지난달 유럽 금융 당국도 HNA의 도이체방크 지분 인수 과정을 조사할지 검토에 나섰으며, HNA의 오랜 거래처인 스위스 은행 UBS조차 부채 리스크를 이유로 HNA를 상대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이에 대해 HNA는 "팩테라는 공식적으로 IPO 절차를 시작한 것이 아니며, IPO를 지원할 투자은행으로 어떤 곳도 정하지 않았다"면서 "골드막삭스와는 견고한 협업 관계를 늘 맺고 있으며, 양사의 공동 프로젝트는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부인했다.
팩테라는 HNA가 2016년 자산운용사 블랙스톤으로부터 6억7천500만 달러(약 7천600억 원)에 사들인 회사로, IT 아웃소싱과 컨털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6년 1∼9월 8억 달러 정도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60%는 중국에서, 40%는 미국과 유럽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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