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발로 안보상황 엄중하다는 여론에 정부 조치 지지
일각 사드 의구심 여전…"이렇게 끌려가면 주도권은 언제" 우려도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7일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임시배치에 대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거듭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당내에는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히 존재하며 정부가 지나치게 대북 강경론으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혼재한 모습이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사드 임시배치는 우리 안보를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 "우리는 대화·제재 병존정책을 갖고 있지만, 지금은 대화보다는 제재·압박을 중심으로 대북관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드 임시배치 과정에) 현지 주민들과 충돌로 20여 명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사드 배치는 임시배치이며 향후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히 거친 뒤 신중하게 최종 배치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배치에 반대해온 당 사드 대책 특위의 간사인 김영호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로 사정거리가 확대되고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사드 임시배치는 정부가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지난해 박근혜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시 비판적이었던 민주당이 사드 임시배치를 긍정 평가한 것은 북한의 위협수위가 높아진 데다 찬성 여론이 높아진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 핵심 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까지 한 마당에 더는 미적댈 수는 없다"면서 "국민 여론도 사드가 필요하다고 완전히 돌아서서 사드를 반대할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국가 안보에 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으로 정부 조치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차원에서 민주당에서 공개적으로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내지 비판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내부에는 일부 주민들이 강력 반대하는 상황에서 사드를 전격적으로 임시배치한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주민들이 끌려나가고 하는 그런 일을 만들어서는 안 됐다"면서 "주민들이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대화해야 하는데 거기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임시라고 해도 주민들을 설득해서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당내에는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히 있다.
김영호 의원은 사견을 전제로 "군사적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면서 "사드특위 차원에서 조만간 정부 부처 담당자와 전문가를 모시고 실제 사드체제가 도움되는지 공청회를 열고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의 도발로 정부의 대북 기조가 제재·압박으로 이동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사드특위 소속이자 당 대구·경북특위 간사인 김현권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드는 한반도 방어용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 방어체계(MD)의 일부가 우리 땅에 전진배치 된 것으로, 아무리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동맹의 일방적 피해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임시배치를 강행하는 정부의 입장이 전혀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나 이렇게 끌려가기만 하면 언제 대한민국의 주도권은 확보되는지, 국면전환의 계기는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오는지 등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당 중진 의원도 "지지자들 사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문제에서 다음을 고려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너무 세게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면서 "더 나아가면 시민사회 단체 등에서 공개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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