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층 반려' 대치 은마아파트, 거래 뜸하고 매수자 관망세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연정 기자 = 서울시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아파트를 최고 50층으로 짓는 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진 7일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집주인과 매수자의 문의가 이어졌다.
오후부터 쇄도하기 시작한 문의전화는 주로 집값 전망을 묻는 것이었으며, 일부 집주인들은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였다고 현지 중개업소들이 전했다.
전용 76㎡는 전날까지 15억원에 나와 있던 매물을 집주인이 거둬들이며 호가 15억5천만원부터 매물이 나와있는 등 하루 만에 '몸값'이 5천만원이나 뛰었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용 82㎡(36평)는 16억3천만~17억원 정도에 매물이 나와 있는 등 어제와 매매가에 별 차이가 없지만, 76㎡(34평)는 15억2천만~15억3천만원에 나왔던 '저가 매물'은 소진되고 15억5천만~15억6천만원대 매물만 있다"고 말했다.
잠실의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76㎡ 15억원짜리 매물은 소진됐는데 거래가 된게 아니라 집주인이 상황을 봐 팔겠다고 다시 거둬들였다"며 "가격대가 15억5천만~15억6천만원인 매물만 일부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아직 정확하게 가격 형성이 안 돼서 며칠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잠실주공5단지는 8·2 대책 이후에도 매매가격이 대책 발표 이전 수준을 유지해 왔으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사 일정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전고점'을 거의 회복한 상태로 알려졌다.
중개업소들은 이번 도계위 결정으로 집값이 향후 보합세나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에서는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부활과 분양가 상한제 도입 등 재건축 사업 추진에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잠실주공5단지는 내년 초 시행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인 중에는 분양가 상한제와 초과이익환수제까지 적용되면 남는 게 뭐가 있냐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문의는 해도 당장 사겠다고 덤비는 사람이 나타날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최종 정비계획안이 확정되려면 수권소위를 거쳐야 하고 건축도면 작업에 3개월 가량 걸릴 수 있어 아직 50%만 통과된 것으로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최고층 50층이 사실상 통과된 잠실주공5단지와 달리 지난달 서울시에서 49층 재건축 계획이 반려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거래가 뜸한 가운데 매수자들이 관망하고 있다.
이 아파트 102㎡의 경우 지난달 중순 대비 2천만∼4천만원 가량 내린 12억3천만∼12억5천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지난 5일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요건을 완화한 이후 매수 문의가 급감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주민들이 49층을 포기하고 35층으로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늘고 있다"며 "추진위원회의 결정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는데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마저 시행되면 재건축을 통해 뭐가 남겠느냐며 걱정이 많다"며 "매수자들도 이 때문에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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