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영어부터 아랍어까지…헤드셋 끼면 외국어 '술술'

입력 2017-09-09 06:22  

[2018 평창] 영어부터 아랍어까지…헤드셋 끼면 외국어 '술술'

평창올림픽 공식 통역 앱 '지니톡' 9개 국어 서비스…로봇 안내 서비스도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Please tell me the famous restaurant in Pyeongchang."(평창 맛집 좀 알려주세요.)

"평창 대표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메밀묵이죠."(The Pyeongchang representative food is buckwheat jelly.), "절 따라오세요."(Please follow me.)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인들에 선보이는 '지니톡'을 시연해보니 모국어 인식률이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평창올림픽의 공식 통·번역 앱으로 선정된 '지니톡'은 2012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영 통역 앱으로 시작해 현재까지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아랍어, 러시아어 등 9개 국어에 대한 통역 서비스 개발이 완료됐다.

앱을 설치한 뒤 스마트폰에 대고 말하면 자동번역 결과가 음성과 문자로 나온다.


인공지능 학습 방식인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을 적용해 스스로 외부 데이터를 분석, 의미를 해석해 낸다.

사람들이 앱을 사용하면서 어떤 번역을 원하는지 조사하고, 그에 대한 데이터가 계속 쌓이면서 성능이 향상되는 원리다.

대용량 데이터 자동 정제 기술과 다국어 발음 생성기술 등을 적용해 음성인식의 정확도를 높였다.

구글과 비교하면 한국어 인식률은 96%로 우위에 있고, 다른 언어에 대한 인식률은 90∼95% 정도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ETRI는 설명했다.

특히 내년 평창올림픽에서는 기존 통역 방식보다 한층 진화된 기술을 선보인다. 스마트폰을 보고 말하지 않고도 블루투스로 연결된 웨어러블 헤드셋을 이용해도 통역이 된다.


헤드셋을 쓰고 말을 하면 주머니 속 스마트폰이 음성을 인식한 뒤 이를 통역, 상대방의 헤드셋에 전달해 통역된 결과를 들려주게 된다.

시끄러운 장소에서도 음성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으며, 주변의 잡음이 들어가는 것을 차단해 오작동을 줄여준다.

특히 상대방과 시선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기존 통역 기술은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한 뒤 말을 해 나온 통역 결과를 상대방에게 화면으로 보여 주거나 스피커로 들려줘야 해 서비스 확대에 제약이 있었다.

스크린과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필요하지 않다는 뜻에서 '제로 유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기술은 지난 7월 국제표준으로 승인을 받았다.

ETRI 연구진은 2011년 처음 제주도에서 대중에 지니톡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게임에서는 지니톡을 기반으로 한 '인천광역시 통역비서' 앱이 개발돼 아시안게임 선수 임원들에게 24만건의 통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지난해부터는 지니톡 기술이 한컴인터프리에 이전돼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 서비스가 상용화됐다.

한컴그룹은 지니톡을 퓨처로봇의 로봇 기술과 접목해 평창올림픽에서 외국인을 안내하는 로봇을 내놓을 계획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시점까지는 통역 대상 언어를 14개 언어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상훈 ETRI 음성지능연구그룹 책임연구원은 "지니톡을 2018 평창올림픽에 시범 적용해 국내 토종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것"이라며 "자동통역 기술의 글로벌 대중화를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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