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1980년부터 8년간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을 상징하는 유명한 사진에 찍힌 이란 소년병의 유해가 34년만에 고국으로 송환됐다.
이 전쟁을 사진으로 기록한 이란 사진작가 알프레드 야고브자데가 전쟁 첫해인 1980년 찍은 이 사진은 진흙으로 범벅된 한 소년병이 늪지대를 낮은 포복으로 건너는 모습이 흑백으로 담겼다.
이 소년의 앞에는 시체로 보이는 사람의 두 다리가 보여 전쟁의 참상을 웅변한다.
이 소년은 하산 장주로 촬영 당시 13세로 알려졌다.
이란의 전쟁 영웅 무스타파 참란 장군의 민병대 소속으로 전선에 투입됐고, 16세이던 1983년 이라크에서 작전 중 실종됐다.
그의 생사가 34년간 불확실했으나 최근 이라크 티그리스 강 유역에서 발견된 시신이 하산 장주로 밝혀졌다.
이라크는 이 소년병의 시신을 이란으로 인계했다.
이란 정부는 그의 고향인 이란 북서부 타브리즈에서 5일 장례식을 성대하게 치러 그의 희생을 기렸다. 우연히도 그의 성(姓) '장주'가 이란어로 '전사'라는 뜻이어서 이란 국민은 그가 헌신한 의미를 한층 더 되새겼다.
이란 국민을 감동케 한 또 하나의 일은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던 93세의 그의 어머니가 아들의 유해가 이란으로 돌아와 장례식을 치렀다는 소식을 듣고 수시간 뒤에 숨진 것이다.
이란 국민은 하산 장주와 그의 어머니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란-이라크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양국 모두 징집 면제였던 19세 미만 소년 수천명을 자원병 형태로 전장에 내보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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