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에서 '마당쇠'라 불리는 불펜 투수는 흔히 희생의 아이콘으로도 여겨진다.
팀이 필요할 때면 언제나 마운드에 올라 궂은일을 하면서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는 선발투수나 결승타를 때린 4번 타자에게 양보하기 때문이다.
NC 다이노스 김진성(32)은 올해 묵묵히 마당쇠 역할을 수행 중이다.
7일까지 NC가 치른 128경기 중 61경기에 나와 82⅓이닝을 던졌다. 중간투수로만 등판한 선수 중에서는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런 그가 선발투수로 따기 힘든 값진 훈장을 받았다.
'시즌 10승'이다.
김진성은 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역투로 4-3 승리를 이끌고 구원승을 따냈다.
그의 올 시즌 성적은 10승 4패 15홀드.
시즌 두 자릿수 구원승을 거둔 선수가 등장한 것은 2009년 두산에서 뛰던 임태훈(11승)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워낙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온 김진성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2004년 SK에 입단했던 그는 2006년 시즌 종료 뒤 방출당하고, 2010년 신고선수로 새 출발 한 넥센 히어로즈에서도 짐을 쌌다.
그가 다시 잡은 기회는 NC 창단이었다. 2011년 트라이아웃으로 NC에 입단한 김진성은 팀의 1군 진입 첫해인 2013년 33경기에서 1승 2패 2세이브를 거두며 정착했다.
2014년에는 드디어 빛을 봤다. 팀의 확고한 마무리투수로 자리를 잡으면서 58경기 3승 3패 25세이브의 좋은 성적을 올린 것이다.
그러나 2015년 4월 종아리 근육 부분 파열되면서 다시 시련을 겪었다. 그는 재활 과정을 거치면서 마무리투수 자리를 임창민에게 넘기고 중간투수로 옮겨야 했다.
당시 "그동안 내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느끼는 기회가 됐다. 이제는 내가 동료 투수를 도울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시련을 느낄 때마다 "욕심을 버리고 그 자리에 간절함을 채운다"고 말했던 그는 빛을 받지 못하는 자리에서도 스스로 빛을 내며 NC의 철벽 불펜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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