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약 70명 집결…본회의장 입구에 '자유 발언대' 설치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8일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방송장악' 시도를 비판하는 릴레이 발언을 쏟아냈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본회의장 입구 앞에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구호판을 설치하고 대형 확성기를 켰다.
전날 '공영방송 장악 저지' 토론회와 지난 6일 안보 의원총회·토론회에 이어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 세 번째 대정부 투쟁 무대인 셈이다.
70명에 가까운 의원들은 '대북구걸 중단하고 안보태세 확립하라!', '국민 지킬 북핵대책 즉각 강구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든 채, 국회 로텐더홀 대리석 바닥에 간이 방석을 깔고 앉았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언론개혁을 '언론장악' 시도로 규정하며 "아마 어떤 독재자가 나와도 앞으로 대한민국을 장악하겠다고 이렇게 얘기하는 집권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목소리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으려는 태도에, 이 중요한 시기에 국회에서 백 마디를 해야 무슨 소용 있겠느냐"면서 "국민 앞에 직접 얘기할 수밖에 없는 저희의 답답한 마음이 국회 일정에 불참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호소했다.
홍준표 대표도 마이크를 잡고 전날 청와대 전병헌 정무수석이 여의도 당사를 찾아 자신을 만난 데 대해 "대통령 귀국 시점에 맞춘 (청와대의) 정치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저는 10년 야당 해보고 10년 여당을 해봤다. 야당 할 때가 더 절박하다"면서 "우리가 단일로 움직이면 이 정부의 대북정책을 본질부터 움직일 수 있다고 확신을 갖는다"고 단결을 촉구했다.
또 홍 대표가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인원이 많이 줄었다. 거기 앉아 있지 말고 빨리 나가서 연락하라"고 지시하자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급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의원 집결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를 향한 소속 의원들의 릴레이 규탄 발언이 이어졌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종편들은 이미 고개를 숙였고 남은 공영방송을 장악해 좌파의 나팔수 노릇을 시키겠다는 의도가 드러났다"면서 "국가의 장래와 미래를 생각해 싸운다는 의지를 갖고 함께 싸워가자"라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이채익 의원은 "(한국당이) 박근혜 정권이 몰락하는 걸 제지하지 못해 오늘날 이런 일이 일어났다. 정말 철저하게 반성하고 뉘우친다"고 자성했다.
이어 "우리가 또 발언과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박근혜 전 대통령 몰락과 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다"며 국회 보이콧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최연혜 의원은 "미사일과 핵폭탄이 미국의 본토로 가는 것을 강 건너 불 보듯이 하면서 '레드라인은 멀었다'고 하는 문 대통령을 믿고 두 발을 뻗고 잘 수가 없다"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2시간 동안 릴레이 비판 발언을 이어갔다. 오후에는 각자 지역구로 흩어져 9일 대국민 보고대회에 참석할 인원 총동원에 나설 예정이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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