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후 18번 훈련 중 11번 서해·보하이서 실시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도발에 중국 해군마저도 군사훈련을 서해와 보하이(渤海)에 집중시키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해군이 2015년부터 실시한 공개 군사훈련은 모두 18번이며, 이 가운데 11번이 서해나 보하이에서 실시됐다. 나머지 훈련은 남중국해에서 4번, 대만해협에서 2번, 인도양에서 1번 실시됐다.
중국 랴오둥(遼東)반도와 산둥(山東)반도로 둘러싸인 보하이는 북한은 물론 중국 수도인 베이징과도 가까워, 인접한 서해와 함께 전략적 중요도가 매우 높다고 평가받는다.
중국 해군의 군사훈련은 중국을 둘러싼 국제 정세나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고 실시되는 경향이 있다.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2015년 7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리자, 중국 해군은 같은 해 7월부터 8월까지 무려 4차례의 군사훈련을 남중국해에서 실시했다.
둥랑(洞朗·인도명 도카라·부탄명 도클람) 지역에서 인도와의 국경 분쟁이 한창이던 올해 8월 말에는 중국 해군이 좀처럼 진출하지 않는 인도양까지 진출해 인도를 위협하는 듯한 군사훈련을 했다.
최근 들어서는 서해와 보하이에서 군사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인민해방군 건군 90주년 기념일(8월 1일)에 앞서 7월 하순에는 3일간의 훈련을 서해에서 실시했다. 7월 28일 북한이 두 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후에는 일주일 뒤 4일간의 대규모 훈련을 했다.
이 훈련에는 대규모 함대와 항공병, 잠수함 등 여러 개의 군종이 참여해 해상과 육상에 대한 합동 돌격작전을 연습했다. 최신예 '052A'급 미사일 호위함 등 수십 척의 군함이 동원돼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육군도 최근 서해 일대에서 무장 도하와 사격, 잠수 침투 등 서해 상륙작전을 가정한 대규모 훈련을 했다. 로켓군은 북한이 3일 6차 핵실험을 한 다음 날 서해에서 미사일 요격훈련을 했다.
군사전문가 니러슝(倪樂雄)은 "한반도에서 갈수록 커지는 위협에 대비해 중국 해군은 방어 및 전투 능력을 향상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과시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훈련은 중국 연안에서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에 보여주는 메시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해군 전문가 콜린 코도 "중국의 군사훈련은 미국과 그 동맹국이 최근 항공모함 등을 동원해 한반도 인근에서 군사훈련을 강화하는 데 대한 대응 차원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또한 중국 해군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춰 6개월간 20개국 이상을 항해하는 등 중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양(大洋)해군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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