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호주 여성의 값진 삶…총독, 훈장 전달하며 위로

입력 2017-09-08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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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호주 여성의 값진 삶…총독, 훈장 전달하며 위로

7년 투병 암연구기금 50억원 모금…상황 위급해 조기 수여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지난 5월 호주 수도 캔버라의 한 농구코트는 5센트(약 50원)짜리 동전으로 '은빛 바다'를 이뤘다.

이 자리는 암 투병 중인 두 아이 엄마 코니 존슨(40)이 배우인 남동생 사무엘과 함께 암 연구 기금 모금을 위해 마련한 '빅 하트 프로젝트'(Big Heart Project)란 이름의 자선 행사장이었다.






행사장의 5센트 동전 30만 호주달러(2억7천만원)와 함께 온라인 입금액 등을 합쳐 200만 호주달러(18억 원) 이상이 모금됐다. 수천명이 호응한 결과였다.

코니 남매는 이 행사 기금을 포함해 그동안 꾸준한 모금행사로 약 560만 호주달러(51억원) 이상을 모았다.

그러나 건강이 크게 악화한 코니가 외롭게 생애 막바지 투병을 하고 있을 즈음, 호주 정부가 최고 영예인 국민훈장(Medal of the Order of Australia)을 코니에게 수여했다고 호주 언론이 8일 보도했다.

특히 영국 여왕의 임명으로 형식적인 국가원수 역할을 하는 피터 코스그로브 호주 총독이 코니가 머무는 호스피스를 7일 직접 방문, 훈장을 전달하고 위로해 안타까움과 함께 훈훈함을 안겨주었다고 언론은 전했다.

동생 사무엘은 페이스북을 통해 코스그로브 총독의 급작스러운 방문을 받았다며 메달을 가슴에 단 채 침대에 누워있는 누나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무엘은 "그녀는 여느 때와 달리 활기가 있어 보였고, 작은 목소리로 계속 '이 일을 믿을 수 있겠니? 우리가 큰일을 해냈다'라고 말했다"며 코니의 얼마 남지 남은 삶을 고려하면 훈장 수여는 알맞은 때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훈장 수여는 애초 내년 호주 1월 '호주의 날' 행사 때 예정됐으나 코니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함에 따라 앞당겨 이뤄졌다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코니는 지난 7년 동안 암과 싸우고 있으며, 투병 상황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해왔다. 지난 4월에는 모든 암 치료를 중단했으며, 7월부터는 호스피스에서 생활하고 있다.

코니는 얼마 전에는 이달 말인 작은 아들의 10번째 생일까지는 살아있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현재 알려진 상태로는 이마저도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사무엘은 누나가 젊은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자 자선단체를 설립했고, 남매는 암 연구 기금 모금을 위해 계속 활동해 왔다.

최근 코니는 기네스북 등재감인 5센트 동전 모으기 행사에 대한 자긍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코니는 "'빅 하트 프로젝트'에 대한 기억들로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다"며 "우리 공동체가 매우 끈끈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너무나 감동적인 일이며, 나 자신이 그 일부라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사무엘은 지난해 1천만 호주달러(90억 원)의 자선기금 마련에 집중하고자 20여 년의 배우 생활을 그만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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