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언론 "식물뿌리 원료 신제품, 연휴에 동나"
"주류 세금 지나치게 높은 탓"…"위조 주류 성행 우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에서 이슬람계 정당이 장기 집권하면서 생긴 변화 가운데 하나가 주류 정책이다.
음식점에서 술을 취급하는 면허를 받기가 훨씬 까다로워졌고, 주류에 부과되는 세금도 높아졌다.
터키의 전통주 격인 '라크'에 매긴 세금은 2006년부터 작년까지 10년 새 거의 네 배 수준으로 뛰었다.
시판 700㎖ 라크 한병의 가격은 93터키리라(약 3만1천원)선인데, 이 가운데 특별소비세와 부가가치세가 60리라(약 2만원)나 된다.
고세율 정책 '덕'인지 2015년부터 주종을 불문하고 주류 판매량이 감소했다.
그러나 주류 판매량 감소 통계가 실제 알코올 소비량 감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여러 징후가 포착된다.
터키 언론은 주류 판매가 감소하는 사이 에탄올 판매량은 급증하는 추세라고 분석하면서, 에탄올 신제품의 매진 사례를 소개했다.
9일 일간지 뒤니아에 따르면 이달 4일 끝난 '쿠르반 바이람'(아랍권의 이드 알아드하), 즉 희생제 연휴에 '식물뿌리 원료 가정용 에탄올'로 선전한 신제품이 전국적으로 매진됐다.
회사는 이 제품에 식수를 섞고 아니스오일을 첨가하면 15분만에 라크를 즐길 수 있다고 광고한다.
700㎖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20리라. 시중 라크 가격의 5분의 1 수준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보드카도 만들 수 있다는 게 판매업체의 설명이다.
한편 주류에 부과하는 세금이 지나치게 높으면 '위조' 주류 유통이 늘어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터키 언론은 지적했다.
일간지 줌후리예트는 2차 세계대전 후 라크 가격이 치솟으면서 불법 알코올 음료를 이용하다 목숨을 잃거나 장애를 입는 사건이 속출하자 정부가 가격을 인하한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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