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살깎기' 출혈 경쟁 vs 수익모델 전환 과정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모바일 고객 유치를 위한 증권사들의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 '0원' 바람이 거세다.
최근에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평생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곳까지 나왔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모두 비대면 계좌 개설 등 요건을 갖춘 고객에게 국내 주식거래에 대해 수수료 무료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 10대 증권사 국내 주식거래 무료 수수료 혜택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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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자기자본│ 기간(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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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대우 │ 7조1천498억원│8(2025년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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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투자증권 │ 4조6천925억원│ ∞(평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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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투자증권 │ 4조3천459억원│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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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4조2천343억원│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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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증권 │ 4조2천162억원│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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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츠종금증권 │ 3조1천680억원│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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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융투자 │ 3조1천503억원│13(2030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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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투자 │ 1조9천242억원│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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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1조6천864억원│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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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1조3천712억원│ 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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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정 조건 충족 시 최장 기간 기준
※ 자료: 금융투자협회(2017년 6월 30일 기준), 각사 취합
특히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부터 모바일증권 계좌를 스마트폰으로 오는 10월까지 최초 개설한 신규 고객에게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를 평생 받지 않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KB증권은 수수료 면제 기간을 기존 3년에서 10년으로 늘려 적용하는 이벤트를 이달 1일 개시했고 미래에셋대우는 최장 8년간의 무료 수수료 이벤트 시한을 애초 8월에서 10월로 최근 연장했다.
증권사의 모바일 거래 유도를 위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그러나 '평생 무료' 수수료까지 나올 정도로 경쟁이 심해지자 일각에서는 '제살깎아먹기'식의 출혈 경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평생 수수료 무료 혜택은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나 이로 인한 수익 증감 추이를 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의 이런 경쟁은 모바일 중심의 환경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자연스러운 활동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신한금융투자의 박상용 디지털전략부장은 "모바일 시장으로 플랫폼이 변화함에 따른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마케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NH투자증권 다음으로 가장 긴 13년간(2030년까지)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이벤트를 오는 29일까지 진행 중이다.
또 주식거래 플랫폼의 변화에 따른 증권사 수익모델의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증권사의 수익에서 브로커리지(주식 매매)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폭 줄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순영업수익(별도재무제표 기준)에서 브로커리지의 비중은 2002년 75.4%를 정점으로 줄어들어 올해 6월 현재는 29.7%에 그쳤다.
◇ 국내 영업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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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월 │ 2002.12 │ 2007.12 │2012.12 │ 201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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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매매수수료수익/순영업수익 │ 75.4%│ 57.2%│ 38.6%│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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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기획한 안인성 NH투자증권 디지털고객본부장은 "단순히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출혈 경쟁이 아니다"라며 "브로커리지 수수료 중심의 수익모델을 디지털 자산관리 모델로 전환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수수료 무료 경쟁을 통해 대형사들이 더 우위에 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형사일수록 이익 원천이 다양해지면서 브로커리지 비중이 작기 때문이다.
실제 키움증권은 온라인 시장 점유율이 26.7%로 가장 높지만, 무료 수수료 혜택 기간은 최장 6개월로 10대 증권사 중 제일 짧다.
염명훈 키움증권 리테일전략팀장은 "당사는 무료 수수료 이벤트보다는 최적의 매매 환경을 만들기 위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기능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형사들은 브로커리지에서 큰 수익 증가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낮춰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양상"이라며 "모바일 거래 수수료 할인 이벤트가 대형사 위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올해 연말 시작될 발행어음 업무는 대형사 위주의 실적개선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수익 측면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는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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