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장관 후보자 11일 청문회…종교·역사관 논란에 험난 전망

입력 2017-09-10 07:30  

중기부장관 후보자 11일 청문회…종교·역사관 논란에 험난 전망

다운계약 등 신변 관련 의혹에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도 난관 예상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1일 열린다.

지난달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종교와 역사관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자진해서 사퇴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으나 결국 청문회를 맞게 됐다.

10일 국회,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종교적 편향성, 독재 미화, 뉴라이트 사관 등이 주요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부동산 다운계약서 탈세 의혹, 병역특례 연구원 허위 복무 의혹, 위장전입 논란 등 후보자 신변에 대한 질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책 측면에서는 박 후보자가 전문 지식을 가진 벤처를 제외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한 집중적인 공세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박 후보자에는 험난한 청문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창조론 논란…"종교적 신념·공익 충돌하면 공익 최우선"


박 후보자는 지난달 24일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당일 '창조론' 논란에 휘말렸다.

진화론을 부정하고 기독교 성경 내용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겠다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한 이력이 드러났다. 박 후보자는 논란이 되자 즉각 이 단체 이사직을 사임했다.

그는 또 기독교단체가 주도한 동성결혼·동성애 합법화 반대 대학교수 서명에 참여하기도 했다.

과학계와 종교계는 창조론 논란 이후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박 후보자는 "창조론이 아니라 창조 신앙을 믿는 것으로 과학적 방법론에 입각한 진화론도 존중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종교적 신념과 공익적 판단이 충돌하면 공익을 최우선시하겠다"고 강조했다.







◇ 독재 미화, 뉴라이트 두둔 논란



박 후보자는 이승만 독재를 미화하고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보는 뉴라이트 보수 역사관을 옹호했다는 역사관 논란도 불러일으켰다.

박 후보자는 2015년 연구보고서에서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독재가 불가피했다고 적었다.

이는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 시기로 규정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 인식과는 대립하는 것이다.

그는 또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정기세미나에 이승만 정부 출범을 건국절로 삼자고 주장하는 뉴라이트의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청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여당 지지자들뿐 아니라 야당에서도 역사관 문제가 있다며 대통령의 장관후보자 지명철회를 촉구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대해 "건국과 정부수립이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았으며 뉴라이트 회원이 아니고 정치 이념적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사과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적 가치와 내용을 존중해 대한민국 건국절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에 대해 '보수 논객' 변희재 씨도 2014년 포항공대 간담회 행사에 초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후보자는 "변 씨와 무관하며 포항공대 기술창업교육센터가 초청했다"고 해명했지만, 동료 교수들 사이에서는 다른 얘기가 나왔다.







◇ 아파트 다운계약·셀프 포상·허위복무·위장전입 쟁점



신변 문제도 야당의 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박 후보자의 부인이 2015년 8월 포항시 북구 양덕동 아파트 분양권을 매입하면서 다운계약서 거래로 탈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국회 서면 답변서에서 "세밀히 챙기지 못한 불찰이 있다"며 사실임을 인정했다.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박 후보자가 병역특례 연구원으로 근무할 때 복무 기간은 5년(1996년 3월 1일∼2001년 2월 28일)이지만, 복무 기간 중의 연구원 재직 기간은 4년 4개월(1996년 10월 30일∼2001년 2월 28일)로 8개월이 모자란다며 허위복무 의혹을 제기했다.

이외에도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박 후보자가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이사 재임 시절인 지난 3월 이 회사 주주총회에서 자신과 이사 2명에 대한 임원 포상금 지급 안건을 발의·의결해 자신에게 3천만원을 '셀프 포상'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 후보자는 2012년부터 포스텍 창업보육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육기업 주식을 무상 증자 받았고 대학원생에게 '열정 수당'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가족 문제와 관련해 장남(17)의 위장 전입 의혹, 자녀 2명의 이중국적 문제 등도 의원들의 추궁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벤처전문가인 박 후보자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안 파악은



중기부 정책 면에서도 박 후보자에게 이번 청문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후보자는 포항공대를 졸업한 뒤 벤처기업 창업 경험이 있으며 창업과 기술사업화 지원을 위해 설립된 포스텍 기술주주 대표이사를 맡아 벤처 기업의 현실을 잘 알고 전문 지식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은 자영업자 부모님 밑에서 컸다고 하지만 중기부의 주요 업무인 중소기업, 소상공인 부문에 대해서는 전문 지식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통상임금 판결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자 "현재 지식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면서 "보고를 받고 공부를 하는 중이다. 청문회 때 말씀드리겠다"고 대답했다.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나타난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관련 정책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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