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탈당 반대'·'문재인 탄핵하라' 구호 등장
한국당 "10만명 참석"…경찰 "참석인원 추산 안한다"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었다.
홍준표 대표와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대부분이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대여 강경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한국당은 원내·외 당협위원장을 통해 미리 당원협의회별로 집회 참석인원을 동원했으며, 이 덕분에 봉은사역에서 아셈타워를 지나 무역센터 빌딩까지 300여 m에 이르는 거리는 당원들과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사전행사가 시작된 오후 1시 30분께부터 태극기, 성조기와 더불어 '구국포럼', '국가안보전략단' 등의 단체명이 새겨진 깃발을 든 한국당 지지자들이 속속 몰려들었다. 군복 차림에 베레모와 선글라스를 쓴 이들도 눈에 띄었다.
정확한 집회 참석인원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한국당은 "10만 명가량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 참석인원을 추산하지 않는다고만 밝혔다.
이날 국민보고대회는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 성토장이었다.
연단 주변에는 '공영방송 파괴음모 방송장악 좌파독재', '5천만 핵인질 지키자! 대한민국' 등의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일부 집회 참석자들은 '박근혜 대통령 탈당을 반대한다', '출당금지 박 대통령'이라고 쓴 손 피켓을 들어 보였다.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를 필두로 연단에 오른 인사들은 일제히 문재인 정부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과 비난을 쏟아냈다.
먼저 당의 상징색인 빨간색 셔츠와 넥타이를 한 홍 대표는 연설 도중 더불어민주당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공영방송 관련 내부 문건을 흔들며 "언론장악 문건은 언론자유를 침해한 중대범죄다. 만약 박근혜가 이랬다면 (과거 야당은) 당장 탄핵한다고 대들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에 일부 참석자들은 '문재인 탄핵하라'는 구호를 연호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또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한반도 안보위기 고조 상황을 거론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성토했다.
그는 "김정은의 핵 인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의 힘이 필요하다. 핵 인질이 되지 않기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총동원해 1천만 명에게 핵 균형·전술핵배치, 마지막에는 핵 개발까지 대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면서 "1천만 명이 서명하면 우리도 전술핵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이) 안 주면 핵 개발도 할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살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전날 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는 입장문을 낸 것과 관련, "무려 426일을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고 국론분열을 일으키면서 사드배치를 반대해 온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은 지금 대북제재 유엔 결의안이 통과되도록 중국과 러시아를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혹시 청와대에서 낮잠을 주무시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사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북한과 대화 타령이나 하는 집권 여당과 함께 한반도 정세를 두고 운전석은커녕 뒷좌석에도 못 탄 문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본행사 전 사전행사에 참석한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과 함께 '동성애 반대', '성평등 조항 포함하는 개헌 반대', '전교조 교육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경석 목사는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힘을 모을 생각은 하지 않고 우파를 궤멸시키려고 한다. 박근혜·이재용도 무조건 무죄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한 참석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적에게 포위된 포로다. 더 강하게 박 전 대통령을 구출할 수 있도록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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