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1995년 5월 2일 무등구장서 이강철 상대 1호 홈런
(광주=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1995년 5월 2일 광주 무등구장.
얼굴에 아직 여드름 자국이 남은 '아기 사자'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은 해태 타이거즈전에 4번 타자로 출전해 6회 1사 후 이강철과 만났다.
이승엽은 이강철의 전매특허 커브를 부드러운 스윙으로 잡아당겼다. 타구는 훨훨 날아가 무등구장 외야 오른쪽 담을 훌쩍 넘겼다.
19살 이승엽의 프로데뷔 1호 홈런이자, 앞으로 그가 써갈 464홈런 전설의 서막을 알리는 대포였다.
KIA는 은퇴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광주 나들이에 나선 이승엽에게 '전설의 시작'을 선사한다.
KIA는 10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삼성전에 앞서 이승엽 은퇴 투어 공식 행사를 진행한다.
그들이 고민 끝에 선택한 선물은 무등구장 의자다.
물론 22년 전 이승엽의 홈런볼이 떨어진 실제 의자는 아니다. 당시 경기는 자료화면이 남지 않았고, 워낙 오래전 일이라 실제 그 의자가 아직 있을지도 미지수다.
대신 KIA 구단은 이승엽 본인에게 확인한 타구의 위치와 비거리(110m)로 낙구 지점을 위치해 철거를 앞둔 무등구장 좌석 하나를 떼어 냈다.
그리고 의자 정중앙에 '전설의 시작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 No.36 이승엽 데뷔 첫 홈런, 1995. 5. 2, 광주 무등야구장'이라는 문구를 새긴 명패를 부착했다.
KIA는 롯데가 8일 은퇴 투어 행사에서 선물한 잠자리채를 증정하는 걸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결정 단계에서 "이승엽이 첫 홈런을 친 곳이니 그 의미를 담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와 이승엽이 은퇴 선물로 잠자리채 2개를 받는 일은 피했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을 위해 나머지 9개 구단은 마지막 방문경기에 맞춰 '은퇴 투어 행사'를 열고 있다.
8월 11일 한화 이글스(베이스·기록 현판·소나무 분재)를 시작으로 18일 kt wiz(현판·인두화·기념 액자), 23일 넥센 히어로즈(인조잔디+36번 유니폼 액자)가 이승엽과 특별한 작별을 마쳤다.
9월 1일에는 SK 와이번스(여행 가방 2개), 3일 두산 베어스(백자 달항아리), 8일 롯데 자이언츠(순금 잠자리채)가 행사를 마쳤다.
이날 KIA의 은퇴 투어 행사는 7번째이며, NC와 LG 2개 구단만 남겨두고 있다.
KIA가 마련한 은퇴 투어 행사는 경기 시작을 15분 앞두고 시작했다.
어린이 팬 사인회를 마치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이승엽은 김기태 KIA 감독과 허영택 단장이 전달한 의자를 받아 들고 활짝 웃었다.
이어 KIA 주장 김주찬이 꽃다발을 전달한 뒤 모든 선수가 나와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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