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4등급으로 위력 커져, "우리 위해 기도해달라" 주지사 640만명에 대피령
정전피해 110만채 달해…트럼프, 인근 4개 주지사에 피해 예방 당부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김보경 기자 = 카리브 해 연안을 초토화한 초대형 허리케인 '어마'가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남부 플로리다(州)주에 상륙했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어마의 눈 주변 구름층(eyewall)이 이날 오전 9시 10분 현재 플로리다주 최남단 섬 키웨스트에 상륙했다.
어마의 눈은 키웨스트 남동쪽으로 24㎞ 떨어진 곳에 있으며, 시속 215㎞(130마일)의 강풍을 동반한 채 서부 해안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비구름대는 직경 640㎞에 걸쳐 있다.
어마는 쿠바를 거쳐 미국 플로리다주를 향해 이동하면서 한때 3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약화했으나, 이날 오전 2시께 다시 4등급 허리케인으로 복귀했다.
허리케인은 풍속 기준으로 카테고리 1∼5등급으로 나누며 숫자가 높을수록 위력이 강하다.
키웨스트의 국립기상청(NWS)은 "현재 극도로 위험하고,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다"라며 "현재까지 대피하지 않은 이들을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대피소로 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금이 좋은 결정을 할 마지막 기회다"라며 주민 640만 명에게 강제대피령을 내렸다.
그는 A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카리브 해에서 이미 최소 27명의 사망자를 낳은 어마가 플로리다로 상륙하면서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키웨스트에서는 이미 폭풍우의 영향으로 거리가 물에 잠기고 주택과 기업체 등 건물 43만 채 이상이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플로리다 전력업체 파워앤라이트사는 약 110만 가구와 직장에서 정전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강풍과 물 폭탄으로 정전피해가 속출한 플로리다 남부의 먼로, 마이애미데이드, 브로워드 카운티에는 이날 오전 8시 5분 토네이도 경보까지 발령돼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마이애미비치 시(市) 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바람이 워낙 강해서 구조대가 더는 출동할 수 없다"며 "토네이도가 지날 때까지는 건물 밖으로 절대 나가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북상하는 어마의 경로에 들어선 서부 해안의 탬파에도 비바람이 강해지면서 교통사고로 2명이 숨지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플로리다 고속도로 순찰대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앨라배마,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주지사들과도 전화통화를 하며 인명 및 재산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주문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어마의 중심기압은 929밀리바로, 역대 본토에 상륙한 허리케인 중 7번째 규모다. 허리케인의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폭풍우의 강도는 더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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