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집권 훈센, 야당대표 체포이은 으름장…"10년 더 집권하겠다"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32년째 권력을 쥐고 있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번에는 제1야당 해체를 경고했다.
11일 일간 크메르타임스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전날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의류업계 근로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이 반역 행위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면 해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훈센 총리는 "반역 음모에 다른 누가 더 관여했는지 찾아낼 것"이라며 "CNRP 차원의 연루 여부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경찰은 최근 켐 소카 CNRP 대표를 외국세력과 결탁해 정부 전복을 꾀한 혐의로 체포했다. 재판에 넘겨진 소카 대표는 반역 혐의를 부인하지만, 유죄가 인정되면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집권 여당은 임시 의회를 열어 뒤늦게 소카 대표의 면책 특권 박탈을 의결할 계획을 세우자 CNRP가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제1야당의 지도자 구속에 이어 당 해체까지 이뤄지면 내년 7월 총선은 사실상 여당의 독무대가 된다.
앞서 캄보디아 정부는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영자지 캄보디아데일리에 지난 10년 치 체납세금 630만 달러(71억 원)를 내라고 압박해 문을 닫게 했다. 또 캄보디아에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소리(VOA) 방송 송출도 막았다.
캄보디아 정부는 민주주의 증진과 선거감시 활동을 벌이는 미국 비영리단체 민주주의연구소(NDI)의 활동도 금지했다.
이를 놓고 훈센 총리가 집권연장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지난주 훈센 총리가 "10년 더 집권하겠다"고 공언하며 야당과 대립각을 키우고 있어 캄보디아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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