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현대모비스 '갑질' 피해구제안 퇴짜…"상당부분 미흡"

입력 2017-09-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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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현대모비스 '갑질' 피해구제안 퇴짜…"상당부분 미흡"

'물량 밀어내기' 보상위해 100억 기금 출연 등 제시했으나 수용안해

공정위 "종합적인 개선안 필요…두달 뒤 보완안 다시 심의"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현대모비스가 '대리점 물량 떠넘기기' 제재 피해구제안을 제시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미흡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대모비스는 공정위에 다음 달 말까지 피해구제안을 보완해 다시 제출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30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현대모비스의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에 대한 동의의결절차 개시 신청안'을 심의한 결과 피해구제 내용이 미흡해 동의의결 개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11일 밝혔다.

동의의결이란 불공정행위를 한 기업이 스스로 소비자 피해구제안을 마련하고 문제가 된 행위를 고치면 공정위가 위법성을 따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현대모비스 23개 부품사업소 직원들은 2010년 1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전국 부품 대리점에 '임의매출', '협의매출' 등 명목으로 정비용 자동차 부품을 일방적으로 할당하거나 구매를 요구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거래상 지위남용 행위'를 인정하고 지난 6월 22일 대리점 피해구제와 거래 질서 개선을 위한 동의의결안을 공정위에 제출했다.

현대모비스는 대리점 상생기금 100억원을 추가로 출연하고 동의의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대리점 피해를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전산시스템 관리비 지원 등 현재 하는 대리점 지원을 매년 약 30억원 규모로 확대 추진하기로 했다.

본사-대리점 간 거래질서 개선을 위해 '협의매출' 반품 사유를 추가하는 등 전산시스템을 개선하고 '협의매출'을 한 직원 징계규정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실태조사를 통해 '협의매출' 감시·감독도 강화하고 관련 신고제도 신설, 부품사업소 직원 교육 강화 등 대책도 제시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현대모비스 동의의결안이 대리점 피해를 구제하고 본사-대리점 간 근본적인 '갑을 관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상당 부분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우선 동의의결안에 피해구제 대상 대리점 피해 인정 기준, 규모 등이 포함되지 않아 피해구제 범위 타당성, 적정성 판단이 어렵다고 봤다.

'을'인 대리점이 '갑'인 현대모비스 본사에 피해구제를 직접 신청해야 하는 구조에서 제대로 된 피해구제가 어렵다고 보고 제3의 기관을 통한 구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또 현대모비스 '갑질'은 현대그룹 자체 감사에서도 수차례 지적된 적이 있는 고질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현대모비스는 대리점 담보 관행 개선 등 실질적인 피해구제안이 포함된 동의의결안을 다시 만들어 오는 10월 27일까지 공정위에 제출할 계획이다.

ro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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