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北전문가 분석…"北, 현금거래 등으로 제재 우회" 지적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북·중 접경에서 대북제재 이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의 이번 조치가 북·중 무역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대형 은행의 대북 거래 제한이 이미 감소 추세에 있는 북·중 무역에 큰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중국의 대형 국영은행 3곳이 북한인 명의의 신규 계좌 개설과 기존 계좌를 통한 송금 등 일부 거래를 중단했다고 9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북·중 접경지역인 지린(吉林)성 옌볜 조선족자치주 옌지(延吉) 등에서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 지점이 북한인 대상 업무를 정지했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이들 은행 3곳과 함께 중국공상은행이 중국 거주 북한인의 신규 계좌 개설을 중단하고, 기존 계좌의 폐쇄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중국과의 북한의 무역 규모는 이미 올해 들어 감소 추세에 있다.
중국 세관 통계에 따르면 경유, 휘발유 등 원유 이외 주요 석유제품의 올해 5∼7월 대북 수출은 총 1만9천7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감소했다.
이는 중국 은행들의 거래제한에 따라 석유제품 대금 지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롄구이(張璉괴<王+鬼>)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교수는 "은행 거래는 무역 업무에 필수불가결하므로, 이번 거래제한은 북한으로의 원유 수출과 같은 대형 무역거래에 큰 타격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중국의 우회 무역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루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북한은 현금 지급이나 물물교환 방식 등으로 은행 거래를 우회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러한 거래의 총 규모는 세관 통계에 쉽게 잡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주요 은행의 대북 거래를 제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중국 공상은행 단둥(丹東) 지점은 북한 국적자의 금융 거래를 차단했다. 2013년에는 중국의 4대 국유은행인 중국은행, 공상은행, 건설은행, 농업은행이 북한의 무역결제은행인 조선무역은행과 거래를 중단했다.
중국이 북한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지위를 상실했다는 분석도 있다.
SCMP는 "북한 경제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조치로 중국의 대북 원유 금수 조치를 얘기하지만, 북한이 석탄 액화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원유 소비는 1990년대에 절정을 이뤘다가 이미 꺾이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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