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이 반(反) 유로ㆍ반 이슬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총선공약 일부가 "위헌적"이라고 했다.
마스 법무장관은 오는 24일 총선을 앞두고 현지 일간 프랑크푸르터룬트샤우에 기고한 글에서 연방 기본법(헌법 격) 1, 3, 4, 23조의 훼손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슈피겔온라인이 11일 인용했다.
현 대연정 소수당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의 마스 장관이 언급한 이들 기본법 규정은 인간 존엄성 불가침, 법 앞에 평등, 종교 자유, 차별 금지, 유럽 통합 지지에 관한 것들이다.
마스 장관은 그러나 DLF 라디오 인터뷰에선 "AfD가 총선을 거쳐 연방의회(분데스탁)에 들어간다면 그건 그것대로 우리의 정치적, 사회적 현실의 일부인 것이며, 나는 그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AfD의 분데스탁 진출은 매우 나쁠 뿐 아니라 그에 따라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원내에서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하지만, 그것이 (또한)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슈피겔온라인은 만약 AfD가 총선에서 3당 지위에 오르면 의회 관례에 따라 부의장직과 힘 있는 예산위원장직을 요구할 권리를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독일 기성 정치권에 이런 정치변동은 수용하기 힘든 낯선 현실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 점에서 AfD를 제외한 주요 기성 정당과 주류 미디어들은 AfD 정치인들의 과거 문제 발언을 조명하거나 이번처럼 강령의 부적절성을 꼬집는 등 집중적인 견제에 나선 형국이다.
앞서 새 의회 개원 시 명예의장을 맡아 기념연설을 하는 당선 의원 주체를 단순한 최고령자에서 가장 오래 의원직을 유지한 최고령자로 바꾸기로 한 것도 AfD를 겨냥한 조처였다.
이는 AfD 쪽에서 최고령 의원이 나올 가능성이 커서 이를 막으려고 기독민주당 소속 노르베르트 람메르트 의장이 주도하여 변경한 것이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12년 의장 경력의 람메르트는 타협적 의사 진행과 청산유수 같은 말솜씨로 유명하며, 한때 요아힘 가우크 전 대통령의 후임 물망에도 올랐으나 사회민주당 소속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전 외교부 장관에게 밀린 바 있다.
지난 9일 전문기관 엠니트가 내놓은 조사 결과로는 기독민주ㆍ기독사회당 연합 37%, 사민당 24%, AfD 9%, 좌파당 9%, 자유민주당 8%, 녹색당 8% 순의 정당지지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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