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65㎝ 한계 뚫고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행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수진(18·수원전산여고)은 중학교 시절부터 '배구 천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늘 '작은 키'와 싸워야 했다. 한수진의 키는 165㎝다.
신장의 벽을 뛰어넘는 게 불가능한 센터를 제외하고 세터, 리베로, 라이트, 레프트를 모두 소화한 것도 '투쟁의 과정'이었다.
일단 한수진은 높은 벽 하나를 넘어섰다. 장신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프로 문턱'을 넘었다.
한수진은 11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7-2018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는 "키도 작고 부족한 점이 많다. 그런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정말 기쁘다"며 "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많은 전문가가 한수진을 '1라운드 1∼3순위 후보'로 꼽았다. 한수진의 귀에도 그런 평가가 들렸지만, 자신의 키를 생각해 '1순위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다재다능한 한수진을 택했다.
한수진은 뛰어난 탄력으로 강한 스파이크를 꽂아 넣었다. 프로에서 리베로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수비도 뛰어나다. 서브도 수준급이다.
한수진은 2017 춘계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발이 빠른 편이고 서브가 강하다. 중학교 때까지는 세터로도 뛰어서 프로에서도 백업 세터로는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어 "현대 배구가 점점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 내 장점을 활용해서 GS칼텍스에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프로 선수 못지않은 '통찰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일단 한수진을 수비형 레프트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했다.
자신의 장단점을 잘 아는 한수진도 "나는 키가 작으니까, 프로에서는 공격 비중이 적은 받아주는 수비형 레프트나 리베로 역할이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
한수진이 존경하는 선수는 키가 작은(168㎝) 리베로 김해란(33·흥국생명)이다.
한수진은 "김해란 선배가 공을 끝까지 받아내는 모습, 놓쳤을 때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깨달았다. 팀 동료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면서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해란은 연봉 2억원의 고연봉자다. 장신 선수만큼이나 귀한 몸이다.
프로 관문을 1등으로 통과한 한수진은 김해란을 보며 새로운 꿈을 키운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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