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꿈 접고 넥센서 새 출발…김선기 "이제 홀가분"

입력 2017-09-11 16:55  

빅리거 꿈 접고 넥센서 새 출발…김선기 "이제 홀가분"

2009년 최지만과 함께 시애틀 입단…2016년 상무 입단

"더 빨리 성장하도록 구종 개발에 노력"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우완투수 김선기(27)는 2018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0개 구단 스카우트의 머리를 가장 아프게 만든 선수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김선기를 놓고 상위 지명권을 보유한 구단은 고민을 거듭했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kt는 강백호와 김선기 사이에서 최근까지 고민했고, 삼성과 롯데 역시 kt가 미지명할 경우를 대비해 지명을 검토했다.

그러나 11일 열린 드래프트에서 상위 순번의 구단은 김선기를 하나둘 외면했고, 8순위 넥센이 고민 끝에 그를 호명했다.

김선기는 드래프트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막상 드래프트 도착해서 조금 긴장됐는데, 넥센 지명되니 홀가분하다.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광고를 졸업하고 2009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김선기는 큰 꿈을 가슴에 품고 태평양을 건넜다.

그러나 김선기는 더블A조차 한 번도 올라가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 5시즌 21승 19패 평균자책점 5.03으로 미국 생활을 마감한다.

당시 함께 시애틀에 입단했던 동갑내기 친구 최지만(양키스)은 결국 빅리거 꿈을 이뤘지만, 김선기는 미국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2016년 상무에 입단해 제2의 야구인생을 준비했다.

김선기는 먼저 한국에 돌아와 활약 중인 롯데 외야수 나경민과 친하다면서 "샌디에이고에서 캠프 치르며 경민이와 친해졌다. 드래프트 앞두고는 '마음 편하게 야구하며 기다리고 있으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시속 140㎞ 중후반대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공을 던지는 김선기는 내년부터 당장 1군에서 쓸 수 있는 투수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올해는 퓨처스리그 19경기에 등판해 5승 6패 97이닝 평균자책점 4.08을 거뒀다.

정작 지명 순위는 기대보다 뒤로 밀렸지만, 김선기는 "특별한 생각은 없다.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많다. 더 빨리 성장하도록 구종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겠다. 직구에 힘을 키우고, 슬라이더도 카운트와 상관없이 잘 던지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선기는 내년부터 홈으로 쓸 고척 스카이돔과 작은 인연이 있다.

올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고척 스카이돔에서 가진 평가전에서 선발로 등판, 4이닝 1실점으로 호투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선기는 "시즌 초반이라 몸이 제대로 만들어진 상태는 아니었다. 막상 마운드 올라가니 마음이 잡혔다. 자신 있게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이켰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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