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민간인 공격 사우디에 무기 파는 미·영"

입력 2017-09-11 17:41  

"예멘 민간인 공격 사우디에 무기 파는 미·영"

국제앰네스티, 2014년 발효 무기거래조약 준수 촉구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예멘 내전에 개입해 민간인을 무차별 공습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무기를 수출하는 주요국이 미국과 영국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유엔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는 사우디의 민간인 공격을 비판하는 서방국들이 사우디에 무기를 팔아 이득들 보는 셈이다.

국제앰네스티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15년 예멘 내전 발발 이후 영국은 사우디에 37억 파운드(5조5천200억원)의 무기 라이선스 수출을 허가했다.




사우디는 재래식 중화기 시장에서 미국과 영국의 가장 큰 '고객'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은 수출 재래식 무기의 13%, 영국은 48%를 사우디에 팔았다.

사우디가 이 기간에 사들인 재래식 무기의 80%는 두 나라에서 왔다.

미국은 올해 5월 1천100억 달러(124조4천억원) 상당의 무기수출 계약을 사우디와 잠정 체결했는데 여기에는 10만4천 발의 공대지 유도탄도 포함돼 있다. 이 유도탄은 예멘 내전에서 계속 사용됐다.

두 나라 외에도 프랑스(2억1천800만 달러), 스페인(1억9천600만 달러), 스위스(1억8천600만 달러), 이탈리아(1억5천400만 달러), 캐나다(1억1천500만 달러) 터키(9천100만 달러) 등이 사우디에 무기를 수출했다.

야당 인사와 시민 탄압, 고문, 살해 등으로 비판을 받는 이집트도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소총을 비롯한 재래식 무기를 수입하고 있다.

전 세계 무기 거래의 25%는 중동, 북아프리카에서 이뤄지는 데 이 지역 나라에 수출되는 무기의 75%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만들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주요 무기 수출국들이 2014년 12월 발표한 무기거래조약(ATT)을 준수하고 투명한 거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비정부기구(NGO)들이 주도한 ATT는 반인도적 범죄, 전쟁 범죄에 사용될 수 있는 무기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수출 허가 시에는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에 사용될 수 있는 위험성을 고려하도록 하는 규정도 있다.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은 ATT를 비준했고 미국은 서명만 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매년 50만 명이 무기 때문에 숨지고 있고 수백만 명이 무기 거래로 조장되는 잔혹한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불투명한 무기 거래와 부족한 협약 준수 의지가 ATT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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