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바꾸려 남들보다 2∼3배 안간힘…"소리 공부 매진할 것"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뒤늦게 다시 시작한 소리 공부에 행복했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죠."
제43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방윤수(45·여)씨가 영예의 판소리부 장원을 차지했다.
방씨는 11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본선 경연에서 '흥보가' 중 '흥보 매 맞는 대목'을 구성지게 불러 명창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직장생활의 고단함에 소리 공부를 접었다가 다시 소리에 매진한 '늦깎이' 소리꾼이다.
늘 소리에 대한 갈망을 안고 있던 방씨는 2년 전 '동편제 판소리 가객'이라 불리는 전인삼 명창을 만나 겨우 인생의 갈피를 잡았다.
전 명창은 판소리 대회 참가 경력 외에 수상경력이 전혀 없었던 방씨의 재능을 알아보고 선뜻 소리 공부를 권했다.
방씨는 "선생님은 나이 많은 제자의 가능성을 보고 힘겹게 끌어줬다"며 "직장생활을 하느라 잠긴 목을 갈고 닦아 제대로 된 소리를 내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 소리는 바위처럼 단단하지만, 판소리에 썩 어울리지 않는 철성(鐵城)이었다"며 "판소리를 하기 위해 남들보다 두 세배 노력해 우렁차고 걸걸한 수리성음을 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전주대사습놀이 본선 경연에서 선보인 곡은 이번 대회의 특성을 고려해 선정했다.
올해 최초로 청중평가제가 도입된 탓에 청중심사위원의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흥보가 중 그가 매 맞는 대목을 준비했다.
방씨는 "청중평가단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곡이 무엇일지를 고민하다 흥보가 매 맞는 대목을 골랐다"며 "이 부분은 흥보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형의 집에 찾아가지만 놀보에게 매만 맞고 돌아온다는 내용이어서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재학 중인 전남대학교 국악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뒤 더욱 소리에 매진할 요량이다.
방씨는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우선 학문으로서의 소리를 배우고 나서 소리에 매진할 길을 찾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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