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충·김치녀' 학내 혐오표현 금지…서울학생인권조례 개정

입력 2017-09-12 07:11  

'한남충·김치녀' 학내 혐오표현 금지…서울학생인권조례 개정

교육당국 개입 근거 마련…학생인권 구제신청 20% 안팎이 언어폭력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지난 3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다문화가정 학생을 '차이나'라고 부르는 일이 벌어졌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다른 아이를 가리키며 "○○○도 차이나예요"라고 말하자 이에 동조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교사나 교직원 또는 학생이 성별·종교·출신국가·성적지향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차별·혐오하는 발언이나 행동을 했을 때 교육당국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서울시의회는 학교 설립자·경영자, 교장·교직원, 학생 등이 차별적 언사·행동, 혐오적 표현으로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는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 일부개정안'이 이달 6일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12일 밝혔다.

개정안을 발의한 김경자 서울시의원은 "학교 내 차별·혐오적 표현은 학생들이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면서 "학교구성원들이 혐오적 표현으로 누군가를 차별하는 상황을 조장하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교육청에 접수된 학생인권 상담·구제신청 가운데 차별받았다고 호소한 사례는 143건,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사례는 766건으로 전체(4천513건)의 약 17%를 차지했다.

작년에는 학생인권 상담·구제신청의 23.5%인 337건이 차별과 언어폭력에 관련된 경우였다.

특히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영향으로 학생들 사이에서는 '김치녀', '한남충', '맘충' 등 특정집단 또는 개인에 대한 혐오적 표현이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표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는 이를 어겼다고 처벌하는 조항이 없어 강제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학생들이 지닌 기본적 자유와 권리를 명문화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서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때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윤명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이번 개정으로 혐오 표현도 인권침해로 볼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마련됐다"면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혐오 표현에 교육청이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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