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회·조례 제정 등 거쳐 내년에 적용 계획
노사 이견·충돌로 의사결정 난항·갈등 등 부작용 우려도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근로자 대표가 경영에 참여하는 '노동이사제'를 광주시 산하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광주시는 노사 책임 경영과 노동권 강화 정책의 하나로 산하 공사 공단 출자 출연기관에 노동이사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고 12일 밝혔다.
노동이사제는 근로자 대표를 회사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에 참여시키도록 의무화하면서 경영에 근로자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제도이다.
근로자들이 이사회에 참여하면 기관의 경영 방향에 근로자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도 사내 의사결정 구조가 민주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럽에서는 19개국에서 시행중이며,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과정에서 노동이사제를 공공부문부터 도입하고 이를 순차적으로 민간에 확산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지난 7월 서울연구원에 근로자 이사를 처음으로 임명했다.
경기 성남시 등 일부 지자체도 산하 기관에 도입을 검토 중이다.
광주시도 내년에 근로자 이사제 또는 노동이사제 도입 계획을 세우고 관련 조례 제정 작업에 착수했다.
조례에는 공기업 등의 정관과 규정을 개정해 조직 및 기구개편을 통해 노동이사를 도입하도록 할 방침이다.
중요 재산의 취득·처분·임대, 중요 대행사업 위수탁 사항, 잉여금 결손처분, 소송·화해 등에 관한 중요사항 의결에 노동이사가 참여하도록 했다.
광주시는 조례제정에 앞서 근로자이사제 도입계획을 수립하고 공청회와 토론회를 거쳐 적용기관을 선정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근로자이사제를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인 기관에 적용하고 성남시는 50인 이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 자체에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이해 충돌이 잦은 노사가 함께 이사회를 꾸리면 기관의 의사결정에 있어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의 전폭적인 지원이 절실한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정착을 위한 노조 달래기 차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제도가
지자체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공기업이나 출자·출연기관에는 일정부분 도입이 가능하겠지만 민간 영역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많다.
광주시 관계자는 "노사가 상생하는 경영문화로 시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이 이 제도의 취지"라며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제도와 관행이 확대돼 경영투명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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